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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은 色이다]色을 아는 남자가 개성있는 정장 입는다

입력 | 2005-04-28 16:01:00


남성이 정장을 잘 차려 입는 비결은 양복과 와이셔츠, 넥타이의 색을 어떻게 배합하느냐에 달려 있다.

사무직은 차분한 인상의 배색이 무난하지만 상황이나 기분에 따라 변화도 필요하다. 영업직처럼 고객을 상대하는 이들은 과감한 배색으로 활달한 인상을 주는 게 좋다.

남성 패션의 색 중 파랑을 강조하면 자기 통제력이 강하고 지적인 느낌을 준다. 파스텔 계열은 친근감 있는 인상을 주고 주황이나 빨강은 활동적이고 강력한 추진력을 연상시킨다. 어둡고 탁한 색은 중후한 카리스마로 권위감을 준다.

고운 색과 미운 색이 따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색들은 나름대로의 메시지를 지니고 있어 다른 색과 함께 사용될 때 각각 다른 인상을 줄 따름이다.

색상 배합 방식에는 하모니, 액센트, 유니크 배색 등 세 가지가 있다.

하모니 배색은 조화가 관건이다. 부담스러운 색의 충돌을 피하는 조화로운 배색은 편안함을 준다. 짙은 청색 양복이라면 연한 하늘색 셔츠를, 갈색 양복이라면 연분홍 셔츠에 빨간 넥타이가 조화로운 배색에 해당한다. 이처럼 동일 계통의 배색은 무난한 멋을 내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너무 유사한 색상과 밝기로 일관하면 지루하고 답답해 보인다.

이를 보완하는 게 액센트 배색이다. 이는 양복 셔츠 넥타이를 각각 다른 계열의 색으로 적용해 주목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액센트 배색을 활용하면 심리적 긴장을 유도해 풍요롭고 창의적인 미감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초록 셔츠에 빨강 넥타이와 같은 보색 배합은 촌스럽게 보이기 쉬우므로 대비가 강한 원색은 삼가는 게 좋다.

패션은 창의적 코디로 완성된다. 유니크 배색은 질감이나 패턴, 옷의 형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색의 차별을 연출하는 방식이다. 유니크 배색은 개성을 살리는 감각적 코디의 핵심이다.

색을 잘 활용하기 위한 비결은 마음 속에 자신 만의 컬러 팔레트를 마련하는 것이다. 컬러 팔레트에 미묘한 변화를 주는 색을 많이 마련할수록 선택과 활용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아름다움을 보는 안목은 훈련을 통해 얻을 수 있으므로, 멋진 옷차림의 배색을 눈여겨보면서 그 색들의 관계를 이해하는 게 배색 감각을 키우는 요령이다.

성기혁 경복대 산업디자인과 교수 khsung@kyungb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