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집기행/이용한 글·심병우 사진/230쪽·1만7000원·웅진지식하우스
근대화의 기치와 더불어 이 땅에 있는 수많은 집이 모습을 감췄다. 나무를 쪼개 만든 널을 지붕에 얹은 너와집, 참나무 껍질을 얹은 굴피집, 억새를 베어 올린 샛집은 물론 그 많던 초가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오직 기와집만이 자랑할 만한 전통주거 문화인 양 소개되어 온 것이다. 저자는 “자연과 행복하게 어울린 삶의 공간, 그것이 우리 전통가옥”이라고 설명하며 사라져 가는 전통가옥들을 수많은 사진 자료와 함께 소개한다. 안방과 마루의 세간인 경대와 다듬잇돌과 다리미, 부엌과 장독대에서 만나는 떡메, 물동이, 보시기에 이르기까지 선조들의 일상을 그대로 만날 수 있다. 2부에서는 정선의 돌너와집, 단양의 농막(農幕·농사일 도중 쉬기 위해 지은 작은 집) 등 지역의 특색을 살린 전통가옥이 소개된다. 충북 영동 ‘성위제 가옥’의 사진을 보면 지금까지 초라하게만 여겨 왔던 초가집의 단아하고도 당당한 면모를 만날 수 있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