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인 것만큼은 분명한데….’
말과 당나귀 사이에서 나온 새끼가 노새라면 얼룩말(zebra)과 당나귀(donkey) 사이의 새끼는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까.
카리브 해 바베이도스 섬의 한 농장에서 실제 이런 일이 벌어졌다. 28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농장주는 이 동물의 이름을 ‘알렉스’로 지었다.
알렉스의 몸은 밀크초콜릿 빛의 갈색이지만 귀와 다리에는 얼룩말 특유의 검은 줄이 선명하다. 이마의 검은색 ‘V’자 무늬가 확연한 얼굴 생김새는 당나귀라기보다 말에 가깝다.
얼룩말과 당나귀의 잡종이 흔치 않을 뿐더러 대다수 바베이도스 주민들은 이런 동물을 한번도 본 적이 없어 알렉스를 ‘얼나귀(zonkey)’라고 해야 할지 ‘당룩말(deebra)’이라고 불러야 할지 논란을 벌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알렉스의 어미는 1990년대 초반 남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 이 섬으로 옮겨 온 얼룩말 앨리슨이지만 ‘아빠’는 누구인지 분명치 않다. 다만 앨리슨은 보츠와나에서 함께 온 수컷 얼룩말 조지가 오랫동안 병을 앓자 같은 목장에 있던 당나귀와 ‘데이트’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