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총장 정운찬·鄭雲燦)가 2008학년도 입시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지원자격 조건으로만 활용하고 논술고사를 입시전형의 최고 40%까지 반영키로 했다. 이는 사실상 대학 본고사를 부활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서울대는 29일 “정시모집의 전형요소와 비율을 현행 내신 40%, 수능 40%, 면접 및 논술 20%에서 논술 40%, 내신 40%, 면접 20%로 하는 2008학년도 대학입시안을 내부적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대학 고위 관계자는 이날 “교육부가 금지하는 본고사는 국영수 중심의 필답고사 형태”라며 “본고사는 치르지 않겠지만 학생의 학업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논술시험형태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실시해온 2500자 내외의 서술형 문제뿐 아니라 주어진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는 100자 이내의 단답형 논술 등 주제와 형식면에서 종합사고력을 측정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현행 수능시험 성적으로는 변별력이 없어 학생선발에 차질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며 “우수학생을 확보하기 위해선 보다 객관적이고 실증적인 평가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지역균형선발 전형은 현행대로 내신성적으로 1단계 선발한 뒤 서류평가와 면접을 통해 최종 선발하기로 했다. 2005학년도의 경우 1단계 내신성적 순위를 뒤집은 학생은 7.7%에 불과했다.
특기자 전형은 기존대로 학생부 서류평가를 중심으로 특기능력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선발할 방침이다.
서울대는 2008학년도부터 지역균형선발전형과 특기자전형, 정시모집전형의 선발인원 비율도 변화를 줄 계획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내신을 잘 받은 학생이나 수학, 과학에 특기가 있는 학생은 물론 고 1, 2학년때 비록 내신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이라도 열심히 준비하면 내신의 불리함을 상쇄할 수 있도록 정시모집 반영비율을 바꾸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행 내신(40%)과 수능(40%), 면접 및 논술(20%)에서 수능 반영비율이 0%가 돼 결국 면접 및 논술 비율이 60%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