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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논술 당락좌우… 과외기승 우려

입력 | 2005-04-30 02:25:00


서울대가 현재 고교 1학년생이 대학에 진학하는 2008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자격고사화하고 전공별 논술을 다양하게 도입키로 결정함에 따라 논술이 당락을 좌우하는 중요 변수로 작용하게 됐다.

이는 2008학년도 대입부터 수능 9등급, 학교생활기록부(내신) 9등급제가 도입돼 결국 수능과 내신이 변별력이 없어진 상황에서 논술로 학생의 실력을 평가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현재 ‘내신 40%+수능 40%+면접 및 논술 20%’로 선발하지만 수능이 자격고사화되면 반영비율이 0%가 돼 결국 면접 및 논술 비율이 60%가 되는 셈이다.

수능은 전공에 따라 1등급 또는 2등급은 돼야 자격이 될 것 같다. 내신도 인기 학과는 전 과목 1등급을 요구할 수도 있다. 현재도 법대 신입생의 경우 전 과목 1등급 학생 비율이 85% 정도에 이른다는 것.

서울대는 내신 비중은 현재 비율대로 둘 방침이다. 이는 전국 고교의 실력차가 고르지 않은 상황이고 내신 관리에 대한 신뢰성도 높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대입에서 논술이 결정적 변수가 된다. 다만 교육부가 국어 영어 수학 필답고사 중심의 본고사를 강력히 금지하고 있는 만큼 학생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다양한 논술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인문계는 논술, 자연계는 면접 및 구술로 치르고 있지만 앞으로 전공별로 논술이나 구술면접을 보게 되면 이것이 사실상 본고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서울대가 내신 9등급제에서 몇 등급까지 만점을 줄 것이냐다. 현재는 과목별 석차비율이 상위 10% 이내를 만점으로 처리하고 있다. 내신 9등급제는 1등급 4%, 2등급 7%여서 1, 2등급 비율이 11%로 현재와 비슷해 2등급까지 만점을 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내신의 위력은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다. 과학고, 외국어고, 자립형 사립고 등 실력이 우수한 고교의 학생은 여전히 내신이 불리하긴 하지만 예상보다 크지는 않을 수도 있다. 또 서울 강남 등에서 ‘내신 전쟁’을 피해 전학하는 등의 사태도 많지 않을 수도 있다.

중앙학원 김영일 원장은 “새 대입제도에서 수능과 내신이 변별력이 없어져 논술이 당락을 좌우해 결국 부유층 학생이 더 유리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인철 기자 @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