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찬 제비처럼‘축구천재’ 박주영(FC 서울)의 골포가 또 터졌다. 울산 현대전에서 감각적인 왼발슛으로 결승골을 터뜨리고 있는 박주영(오른쪽에서 두번째). 4경기 연속골이자 시즌 6호골로 득점랭킹 공동 선두. 연합
후반 38분 ‘축구 천재’ 박주영(20·FC 서울)의 발끝에서 골이 터지자 4만여 팬들은 일제히 함성을 터뜨렸다. ‘박주영, 박주영’을 연호하는 소리가 서울 상암벌에 울려 퍼졌다.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삼성하우젠컵 2005’ FC 서울-울산 현대전.
박주영이 경기 종료를 몇 분 남기고 천금 같은 결승골을 터뜨리며 4경기 연속 골 태풍을 몰아쳤다.
박주영을 앞세운 서울은 2-1로 승리해 3연승을 거두고 승점 16을 기록하며 4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이날 경기엔 올 시즌 최다인 4만1163명의 팬들이 스탠드를 채웠다.
‘축구 천재’는 그를 보러 온 수만의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1-1로 대등한 경기를 펼치던 후반 38분.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볼을 잡은 박주영은 아크서클 쪽으로 드리블을 했고 수비수 3명이 정면과 좌우에서 달려들자 왼발로 감각적으로 슈팅했다. 볼은 다이빙까지 하며 박주영을 막던 울산 수비수 유경렬을 맞고 골키퍼 최무림의 키를 살짝 넘기며 골네트에 꽂혔다.
지난달 17일 인천 유나이티드전부터 4경기 연속 골이자 시즌 6호로 이날 골을 기록하지 못한 울산의 김진용과 득점 공동선두가 됐다.
박주영과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프로 2년차 ‘샛별’ 김진용은 경기 초반부터 침착한 플레이로 골 사냥에 나섰지만 득점을 올리지는 못했다.
울산은 박주영의 벽에 막혀 연속 경기 무패행진을 9(4승 5무)에서 마감하고 시즌 첫 패를 기록했다.
전반 20분 한태유의 선제골로 기선을 잡은 서울은 후반 18분 유경렬에게 동점골을 내줬지만 박주영의 감각적인 골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부산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부산 아이파크전에서는 상무에서 복귀한 ‘라이언 킹’ 이동국이 2골을 터뜨린 포항이 2-1로 승리했다.
또 11년 만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수원 삼성 차범근 감독과 전남 드래곤즈 허정무 감독의 지략 대결에서는 차 감독이 2-1로 판정승을 거뒀다.
마토와 산드로가 나란히 페널티킥 골을 터뜨린 수원은 승점 19를 기록해 울산(승점 17)을 제치고 단독 1위로 올라섰다.
1993년과 94년 각각 현대와 포항제철 사령탑으로 2년간 모두 13차례 맞대결을 한 차 감독과 허 감독. 이날 승부로 5승 4무 5패로 균형을 이뤘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