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남북 대결로 치러진 제48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단식 1회전. 유승민(오른쪽)이 북한의 안철영에게 강력한 스핀이 걸린 서브를 넣고 있다. 유승민은 부담스러운 남북 대결을 승리로 장식하며 세계탁구선수권대회 5차례 출전 만에 ‘1회전 탈락 징크스’에서 탈출했다. 상하이=연합
‘올림픽챔피언’유승민(삼성생명)이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초반 탈락의 징크스에 다시 한번 분루를 삼켰다.
2일 중국 상하이체육관에서 열린 제48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단식 64강전.
이날 오전 북한의 안형철을 꺾고 세계선수권 5차례 출전 만에 처음으로 1회전(128강전)을 통과한 유승민은 계속된 2회전(64강)에서 대니 하이스터(네덜란드)에 3-4(7-11, 10-12, 12-10, 10-12, 13-11, 11-8, 4-11)로 무릎을 꿇었다.
세계선수권 단식 우승과 인연이 없었던 지독한 초반 징크스를 되풀이한 것. 유승민은 내동중 3학년 때 최연소(15세)로 처음 참가한 1997맨체스터 대회 단식 128강에서 탈락한 것을 포함해 2001년 오사카 대회까지 4차례 세계선수권에서 단 한번도 64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라켓 양면을 사용하는 이면타법으로 적극적인 공세를 펼친 안형철과의 대회 첫 남북대결을 승리로 장식하고 1회전을 통과한 유승민은 아테네올림픽 우승 이후 슬럼프에 이은 왼쪽 무릎 부상 후유증에 발목을 잡혀 올림픽 챔피언의 자존심을 구겼다.
유승민은 또 김혜현과 콤비를 이룬 혼합복식에서도 졸탄 페제르-니콜리 스트루제(독일)조에 2-4로 발목을 잡혀 32강에 탈락했다.
그러나 이정우(농심삼다수)와 짝을 이룬 남자복식에서는 32강에서 상대 첸웨이싱-코스타딘 렌게로프(오스트리아)조와의 풀세트 접전 끝에 4-3 승리를 거둬 파트릭 쉴라-다미엔 엘(프랑스)조와 16강 대결을 벌인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