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2008학년도 입시에서 정시모집의 선발 인원을 지금의 절반가량으로 줄이고 대신 수시모집의 지역균형선발제와 특기자전형을 통한 선발 인원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
서울대는 이 같은 방향으로 2008학년도 입시전형의 구체적 안을 내부적으로 마련했다고 2일 밝혔다.
서울대에 따르면 △내신 위주의 지역균형선발 △학생부 위주의 특기자전형 △논술 및 면접 위주의 정시모집 등 3가지로 학생을 뽑되 인원은 1:1:1의 균등한 비율로 선발키로 했다.
이렇게 되면 지역균형선발제는 현행(2006학년도) 총정원 중 21% 모집에서 33%로 높아지게 된다.
또 내신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하지만 우수한 수상경력을 갖고 있는 특목고(과학고, 외국어고 등) 학생 등을 뽑는 특기자전형 선발 인원도 지금의 17%에서 33%까지 높아진다.
반면 ‘본고사 부활’ 논란을 불러일으킨 정시모집 인원은 현행 61%에서 33%로 크게 낮아진다. 대신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을 지원자격 요건으로만 활용하고 학생들의 종합적인 사고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논술 및 면접 요소를 대폭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대는 입시전형 개혁을 2008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으로 2005학년도 정원의 33.6%였던 수시모집 선발 인원을 2006학년도에는 38.3%로 확대한 바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들을 선발하려는 것으로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서울대 입시 장기개혁 방향과 일맥상통한다”며 “또 내신 위주로 선발하는 지역균형선발 인원을 정원의 33%까지 높여 정부의 방침을 최대한 존중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는 ‘논술형 본고사’로 알려진 논술 및 면접 강화 방침이 교육인적자원부가 반대해 온 국·영·수 위주의 지필고사가 아니며 내신 위주의 선발 방침에도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설명서를 지난달 30일 교육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서울대는 정시모집의 논술 강화가 본고사 부활은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다”면서 “본고사를 도입하는 대학에는 최후 수단으로 행정·재정적 제재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의 방침에 따라 당초 9, 10월 2008학년도 입시안을 발표할 계획이던 연세대 이화여대 성균관대 등도 일선 고교생들의 혼선을 피하기 위해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이를 발표키로 했다.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