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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大 2008 입시 개편안

입력 | 2005-05-03 03:08:00


《서울대가 2008학년도 입시에서 내신과 학교생활기록부, 논술고사로 뽑는 학생 수를 약 33%씩 같은 비율로 조정할 계획이어서 수험생들의 입시준비 전략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근 서울대의 ‘논술형 본고사’ 도입 논란에서 학생 선발방식을 놓고 대학과 교육인적자원부, 특수목적고와 일반고, 우수 고교가 많은 지역과 그렇지 못한 지역간의 이해관계가 얽힌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형 다양화 방안의 하나로 분석된다. 》

▽일반학생 문호 좁아질 듯=서울대가 2005학년도 입시에서 처음 실시한 지역균형선발제를 확대하려는 것은 ‘이 제도가 우수 학생 유치에 성공적이었다’는 학내외의 평가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말 2005학년도 수시모집 합격자(978명)를 대상으로 실시한 영어 수학 기초학력수준 평가에서 지역균형제도로 선발된 학생들의 영어 실력이 특기자전형으로 뽑힌 학생보다도 우수하게 나왔다. 이 제도는 내신반영 비율을 높이도록 한 교육당국의 선발정책에도 부합한다.

과학, 수학, 어학 등 특정과목 특기자의 서울대 입학 문호도 지금보다 넓어진다. 이는 내신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과학고와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의 우수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선발하겠다는 취지다. 자연대와 공대는 이미 2006학년도 입시 때부터 각각 정원의 20%와 30%로 특기자전형 선발 비율을 확대했다.

그러나 지역균형제도와 특기자전형의 선발 비중이 커지면서 대도시의 일반 인문계 고교의 교과성적 우수학생이 정시모집을 통해 입학하기는 지금보다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중앙학원 김영일 원장은 “특수전형이 전체 모집정원의 60%를 넘게 됐다”며 “전형 다양화도 중요하지만 특수전형의 비중이 모집정원의 40% 수준을 넘어서면 또 다른 역차별 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입시전략은=입시전문가들은 교육부가 지필고사 방식의 전형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만큼 서울대가 지역균형선발제는 내신 위주로 하고, 특기자전형과 정시모집은 논술과 면접시험을 강화하는 전략적 타협안을 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종로학원 김용근 평가실장은 “전형방식별로 평가요소의 차이가 큰 만큼 서울대 입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중학교 때부터 어떤 길을 택할 것인지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앙학원 김 원장은 “논술 및 면접을 강화하는 것은 심도 있게 평가하겠다는 뜻이기 때문에 특기자전형 및 정시모집 희망자는 주요 과목에 대한 심화학습을 철저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정시모집에서 서울대는 최근 논란이 된 ‘논술형 본고사’와 관련해 교육부가 기부입학 금지, 본고사 금지, 고교등급제 금지 등 이른바 ‘3불(不) 정책’ 중 하나로 금기시 하는 국영수 중심의 지필고사가 되지 않도록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최근 논란이 된 논술시험 강화와 관련해 “이미 지난달 27일 각 단대 교무부처장회의에서 이 같은 방침을 정하고 문제 개발에 들어갔다”며 “9월경 구체적 문제 유형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제 유형은 주어진 지문의 핵심을 100자 이내로 요약하거나 설명하는 ‘짧은 서술형’부터 2500자 이내로 자신의 논거를 가지고 논리를 펴는 ‘긴 서술형’까지 다양하게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 출제 분야도 경제와 역사, 물리와 경제 등 여러 부문을 아우르는 복합형으로 개발하겠다는 것.

서울대는 2005학년도 정시모집의 경우 대학수학능력시험 4개 영역 전체에서 1등급을 받은 학생이 모집정원의 107%에 이르렀던 점에 비춰 수능 등급은 지원자격을 제한하는 데만 활용할 방침이다.

서울대는 지원 학과별로 ‘특정 영역 1등급에 3개 영역 2등급 이상’, ‘3개 영역 1등급에 1개 영역 3등급 이상’ 등으로 지원자격을 다양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인철 기자 inchul@donga.com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