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교원평가제에 관한 공청회가 열릴 서울 종로구 교원소청심사위원회 대강당에서 전교조 소속 교사들이 단상을 점거한 채 교원평가제 도입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권주훈 기자
교육인적자원부가 3일 교원평가제 개선 방안을 위한 공청회를 가질 예정이었으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교원노동조합 등 교원 3단체의 참여 거부와 전교조 조합원들의 방해로 공청회가 무산됐다.
교원 3단체는 공청회 30분 전인 이날 오후 1시 반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교육부가 시안 내용을 언론에 발표해 2007년 전면 실시하는 것으로 기정사실화한 상태에서 공청회를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교원평가제를 강행할 경우 공동 투쟁기구를 구성해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교원 3단체는 공청회에서 1명씩 주제 토론자로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토론 참여를 거부했다.
이들은 “타율적인 교원평가는 교사를 피동적으로 만들고 교사들을 옥죄게 될 것”이라며 “교원의 전문성 함양을 원한다면 교사 연수와 연구 활동을 위한 조건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이후 오후 2시경 전교조 소속 조합원 40여 명이 공청회장에 들어가 이 중 전임 집행부 소속 6, 7명이 순식간에 단상 앞에서 마이크를 차지하고 ‘반교육적 다면평가 절대 반대’ ‘졸속 교원평가제 철회’ 등의 피켓을 흔들고 구호를 외치면서 행사 진행을 막았다.
교육부 관계자들이 이를 만류하는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고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교육부 관계자들은 장내가 정리되기를 기다렸으나 소란이 계속되자 오후 3시경 공청회 무기 연기를 발표했다.
전교조 한만중(韓萬重) 대변인은 “물리적 행동은 옳지 않지만 교육부가 교원 의사를 무시하고 공청회를 강행하려 해 사태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교육부 윤웅섭(尹雄燮) 학교정책실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 13차례 협의를 통해 교원단체의 주장을 어느 정도 수용했는데 공청회를 무산시켜 유감스럽다”며 “공청회를 더 개최하기 어렵고 (교원평가를 지지하는) 국민 여론을 무시할 수 없어 이달부터 전국 66개 초중고교에서 시범 운영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인철 기자 inchul@donga.com
노사용 기자 syr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