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가 그제 열려던 ‘교원평가제 개선을 위한 공청회’가 전교조 교사들의 단상 점거로 무산됐다. 교원단체는 “교원평가제가 교사 간의 경쟁을 유발해 학교공동체를 황폐화하고, 교사들을 피동적인 존재로 만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전교조 춘천 화천 중등지회는 ‘교원평가와 관련된 업무 거부’를 결의했다.
교원평가제에 반대하는 교사들에게 묻는다. 왜 유독 교사만은 평가를 받아서는 안 되는가. 세계는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이다. 사회 각 분야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평가와 보수·승진·근무연한 등을 연계하는 시스템을 도입한 지 오래다. 교직사회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교직에도 자극과 경쟁이 있어야 양질의 교육이 가능하다.
더욱이 전교조는 ‘교사는 천직(天職)이지, 노동자가 아니다’는 여론에 ‘교육자도 엄연히 노동자’라고 맞서며 노조 결성을 강행했다. 그리고 다른 노조 못지않게 ‘노동자의 권리’를 내세워 왔다. 이러면서 교직과 교사는 ‘평가 받아서는 안 될 특수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다. 노동자라면 자신들이 제공하는 노동의 질을 당연히 검증받아야 한다.
교사가 하는 일의 절반은 평가다. 시험이나 관찰, 생활지도, 특별활동 등을 통해 매일같이 학생을 평가한다. 평가 없이는 우열을 가릴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내신제도의 부작용이 커지고 있음에도 침묵을 지켜 왔던 것이 아닌가. 교사도 마찬가지다. 평가 없이 교사들의 우열을 가릴 방법은 없다. 교원평가제는 국민적 요구이기도 하다. 80% 안팎의 국민이 교원평가제에 찬성한다. 이를 무시하는 것은 조직이기주의일 뿐이다.
물론 교원평가제 시안(試案)에는 불합리한 점도 있다. 그러나 교원단체와 교사들은 일단 교원평가제를 수용하고, 잘못된 점은 교육부와의 협의를 통해 고쳐 나가는 것이 순리다. 아예 판을 깨겠다는 태도는 결코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다. 학생들에게도 ‘나에게 부담되는 것은 떼로 아우성쳐서 거부하라’고 가르칠 셈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