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타계한 고우영 화백의 ‘열국지’(자음과 모음)가 최근 ‘무삭제 완전판’으로 복원돼 출간됐다.
‘열국지’는 1981년 7월 16일∼1983년 12월 31일 일간스포츠에 684회 연재됐으나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당시 군사정부의 심의과정에서 자주 삭제되거나 수정 게재됐다. 연재 당시 장수의 베어진 머리나 여성의 젖가슴은 검게 칠해지거나 하얀 수정액으로 덧칠되기도 했다.
고인은 올 2월 중순 ‘열국지’ 원본을 그대로 복원해 출판사에 넘겼으나 지병이 악화돼 ‘저자 후기’는 끝내 쓰지 못했다.
고인은 ‘열국지’ 외에도 2002년부터 1970, 80년대 작품 중 심의과정에서 삭제되거나 수정된 작품을 원본대로 복원하는 작업에 몰두했다. 2002년 ‘삼국지’를 시작으로 ‘수호지’ ‘일지매’ ‘초한지’ ‘임꺽정’ ‘가루지기’ 등이 복간됐다. 고인은 과거 심의와 검열에 대한 ‘야유’의 뜻을 담아 이 작품들을 ‘무삭제 완전판’이라고 불렀다. ‘열국지’ 무삭제 완전판은 1세트(6권) 4만5000원.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