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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프로골퍼 박세리, 슬럼프 탈출 안간힘

입력 | 2005-05-05 18:59:00

지난해 5월 이후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 있는 박세리. 그는 15년간 골프에만 몰두했던 삶이 이제 한계에 부닥쳤음을 내비쳤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이제는 골프와 일상생활의 조화를 찾고 싶다.”

13세 때 골프에 입문해 15년간 한눈팔지 않고 외길을 걸어온 박세리(28·CJ)가 그동안의 회한을 털어놨다.

그는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미켈롭울트라오픈(버지니아 주 윌리엄스버그 킹스밀GC) 개막을 하루 앞둔 5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나는 지금 골프 외의 즐거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주 아메리칸 모기지챔피언십에서 예선 탈락의 수모까지 당하는 등 지난해 5월 이후 슬럼프에 빠져 있는 그는 “온통 골프뿐인 생활에 지쳤다. 골프가 아닌 다른 즐거움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 사람들과 어울려도 다들 골프 얘기만 했고 쉴 때는 집에만 틀어박혀 있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그는 대회가 없는 기간에도 골프클럽을 잡지 않으면 불안해 매일 몇 시간씩 볼을 때리며 미국 생활의 외로움을 털어냈다. 온통 골프로 둘러싸인 박세리의 생활은 골프 명예의 전당 입회가 확정된 뒤 목표의식이 약화되면서 허탈감까지 불러왔다.

박세리는 ‘아니카 소렌스탐의 다른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소렌스탐은 훈련도 열심히 하지만 쉴 때는 골프는 제쳐두고 확실하게 쉬는 것 같다”며 ‘진정한 휴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소렌스탐에게 골프와 생활의 균형을 이룬 비결을 물어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대화를 나눌 만큼 친하지 않다. 하지만 앞으로는 LPGA 선수라면 모두 친구라고 여기고 스스럼없이 말을 건네겠다”고 말하기도.

안영식 기자 ysa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