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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파]이영표 “수준높은 축구 경험… 부쩍 큰 느낌”

입력 | 2005-05-06 18:24:00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네덜란드 프로축구 PSV 아인트호벤의 태극전사 이영표가 지난달 24일 태어난 딸을 보기 위해 6일 귀국했다. 이영표는 “비록 4강에서 탈락했지만 유럽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한층 성숙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천=연합


6일 인천공항 입국장을 빠져 나온 ‘꾀돌이’ 이영표(28·PSV 아인트호벤)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하루 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이탈리아의 강호 AC 밀란에 3-1로 이기고도 아깝게 결승 진출에 실패한 터. 그러나 표정엔 자신감이 묻어났다. 또 지난달 24일 태어난 딸을 처음 만나는 기쁨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모든 것이 좋았는데 단 하나 결과가 안 좋았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영표는 박지성(24)과 함께 AC 밀란 전 2경기를 모두 풀타임으로 뛰며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팀 승리를 주도했다.

“너무 아쉬웠어요. 10분만 더 남았어도 그런 생각을 안했을 텐데 골을 먹고 전광판 시계를 보니 90분에서 멈춰 있더라고요. 89분을 완벽하게 뛰었는데 마지막에 우리 선수 모두 집중력이 흐트러졌어요.”

그는 이번 경험이 2002 한일월드컵 이후 자신의 축구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수준 높은 축구를 경험한 것으로 만족합니다. 특히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제 자신도 크게 발전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뭐가 발전했을까. “아시아 축구와 유럽 축구는 경기 운영과 전술적 움직임에서 차이가 많이 납니다. 아시아 축구가 나름대로 장점을 갖고 있지만 환경이나 조건에서 아직 유럽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경기의 흐름을 읽고 적절히 대응하는 것에 자신이 생겼습니다.”

아인트호벤과 계약기간 1년이 남아 있는 이영표는 이적 가능성에 대해 “기회가 온다면 모든 상황을 고려해 판단할 생각이다”라며 아직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뜻을 밝혔다.

“아내 혼자 아이를 낳아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인터넷으로 사진을 보니 저를 닮았더라고요. 2.7kg으로 건강하답니다. 생각하고 있는 이름은 있는데 부모님과 상의해 결정할래요.”

이영표는 가족과 1주일간 휴식을 취한 뒤 네덜란드로 돌아간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