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청(현 한국철도공사)의 러시아 유전개발 사업을 주도한 부동산개발업자 전대월(全大月) 하이앤드 대표에게서 8000만 원을 받았다고 검찰이 밝힌 열린우리당 이광재(李光宰·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 의원의 선거참모 지모(50·전 열린우리당 강원 평창 선거사무소 연락소장) 씨가 이 중 일부를 지난해 4월 총선 당시 이 의원 선거운동에 사용한 것으로 9일 알려졌다.
검찰은 또 신광순(申光淳·당시 철도청 차장) 전 철도공사 사장이 지난해 8월 이희범(李熙範) 산업자원부 장관에게 유전사업 진행 경과를 상세하게 보고하고 협조를 구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홍만표·洪滿杓)는 이날 새벽 지 씨 집에서 압수한 은행 계좌 등에 대한 추적을 통해 지 씨가 전 씨에게서 받은 8000만 원 중 상당 부분을 자신의 개인 빚을 갚는 데 사용했으나 일부를 이 의원 선거운동에 사용한 사실을 밝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 의원의 선거참모를 지낸 최모 보좌관을 이날 오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지 씨 외에도 이 의원 주변 인물들이 전 씨에게서 돈을 받아 선거운동 등에 사용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검찰은 지 씨를 이날 새벽 강원 평창군 자택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체포했다.
검찰은 또 이날 밤 신 전 사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금명간 이 장관을 소환해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검찰은 이날 김원기(金元基) 국회의장의 동의를 얻어 이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 수색했다. 검찰이 현역 의원의 국회 사무실을 압수 수색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검찰은 이 의원을 포함해 이 의원의 선거참모와 보좌관 등 모두 6명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 10곳에 대해 압수 수색을 실시했다.
李의원 “돈받은적 없다”
그러나 이 의원은 “지 씨가 전 씨에게서 돈을 받았는지는 모르나 나는 이들에게서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왕영용(王煐龍) 철도청 사업개발본부장이 지난해 8월 31일 청와대를 방문해 산업정책비서관실 김모(46) 행정관에게 유전사업 등에 대해 보고한 사실을 확인하고 김 행정관을 이날 소환해 경위를 파악 중이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