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이멜트 GE 회장
세계 최대의 기업 중 하나인 미국의 전자 전기 업체 제너럴 일렉트릭(GE)이 지구 온난화와 물 부족 등의 환경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관련 상품의 개발과 투자에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9일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GE는 2010년까지 △석탄 화력발전의 청정화 △디젤과 전기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기관차 △농지에 살포하는 살충제의 양을 줄여주는 농업용 실리콘 등을 개발하기 위한 투자 규모를 현재의 두 배 이상인 15억 달러로 확대할 계획이다.
GE는 또 5년 내에 환경친화적인 상품의 매출액 역시 현재의 두 배인 200억 달러로 늘림으로써 이 분야의 매출을 회사 전체 산업부문 매출의 2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GE가 판매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친환경 상품에는 풍력 발전용 터빈과 태양열 집적판, 가스화 석탄 발전소, 물 정화 및 보전 기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식기세척기와 조명기기 등 17개 품목이 포함돼 있다.
GE는 이와 같은 친환경 상품의 개발과 판매뿐 아니라 상품 제조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7년 내에 1% 줄이고 에너지 효율은 30% 증대키로 했다.
미국은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규정한 교토의정서에서 탈퇴한 상태지만 보잉, 아메리칸 전력(AEP), 시너지그룹(CIN) 등 미국의 상당수 기업들도 자발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등 환경경영에 나서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미국 기업들의 이 같은 친환경 경영으로의 선회는 기업이미지 개선뿐 아니라 공장 가동에 따른 에너지 비용 절감 및 작업환경 개선에 따른 생산성 증대, 고객들의 만족감 상승을 노리는 것.
예컨대 GE의 친환경적인 새 비행기 엔진을 사용할 경우 연료 효율을 기존에 비해 20%가량 높일 수 있는 데다 배럴당 50달러가량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게다가 비행기 운항 시 소음도 대폭 줄어 승객들의 안락감을 높일 수 있어 보잉을 비롯한 비행기 제작사들의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
제프 이멜트 GE 회장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력업체들이 생산하는 전력 가운데 특정비율은 반드시 태양열이나 풍력과 같은 청정에너지로 충당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연방정부에 촉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구환경 개선과 기업 이익의 극대화를 함께 추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앞으로 환경과 경영을 접목시키지 않는 기업은 성장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