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 다로(麻生太郞) 日총무상
“우리에게 야스쿠니신사는 미국의 알링톤 국립묘지와 같은 곳이다.”
얼마 전 “창씨개명은 조선인이 희망했다”고 망언했던 일본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무성장관이 이번에는 야스쿠니신사를 미국 국립묘지에 비유하면서 “야스쿠니 참배는 정당하다. 앞으로도 계속 참배하겠다”고 밝혔다.
아소 장관은 최근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강연에서 “300만 명 이상의 군인이 일본을 위해 희생했고 정부는 최대한의 예우를 갖춰 이들을 대접해야 한다”며 야스쿠니신사 참배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그는 야스쿠니의 A급 전범에 대해서도 “그들을 A급 전범이라고 결정한 것은 일본정부가 아니라 점령군이다. 그들은 일본법이 아닌 외부법에 의해 A급 전범으로 몰렸다”며 부당함을 강조했다.
아소 장관은 또 일본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실패한다면 유엔에 지출되는 경비를 줄이겠다고 했다.
그는 “일본이 유엔 총 경비의 19.5%를 부담하고 있으나 아직도 유엔의 적으로 간주되고 있는데, 영국은 얼마를 지불하고 있느냐? 이건 불공평하다”면서 “우리가 상임이사국이 되지 않는다면 그렇게 많은 돈을 부담해야 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이사국이 되지 않으면 즉각적이지는 않겠지만 서서히 유엔 경비부담을 줄여갈 것”이라면서 “만약 우리가 유엔을 통하지 않고 원조금을 직접 다른 국가에 주면 오히려 받는 국가가 더 감사해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소 장관은 한국전쟁이 전후 일본의 발전에 큰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그는 “전후 우리는 경제재건이 최우선 목표였는데, 운 좋게도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나 일본경제재건을 급속도로 진전시켰다”면서 “미국이 한국전에 참전한 군인을 위해 수많은 군수물자와 병참업무를 필요로 했기 때문에 일본이 빨리 발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본 내각 서열 1위인 아소 다로 총무성장관은 요시다 시게루 전 총리의 손자로 일본의 차기 자민당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한편 옥스퍼드 대학에서 일본학을 공부하며 이날 강연을 직접 들은 한국 유학생이 이 같은 소식을 동아닷컴에 전해왔다.
이 유학생은 “아소다로의 발언 뒤 강연을 함께 들었던 한 저명한 일본학 학자 교수가 ‘일본의 민주주의가 건강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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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창현 동아닷컴기자 c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