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세의 일본 양궁 영웅 야마모토 히로시(사진)가 기네스북에 오를 대기록을 세웠다.
일본양궁협회는 11일 시즈오카현에서 막을 내린 6월 스페인 세계선수권 대표선발전에서 야마모토가 2위에 올라 4명이 출전하는 티켓을 따냈다고 12일 발표했다. 나머지 3명의 대표는 모두 조카뻘인 20대 초반의 대학생.
오미야 카이세이 고교의 체육교사인 야마모토는 이로써 2년마다 열리는 세계선수권에 13회 연속 나가게 돼 최다 출전기록(12회)을 넘어섰다. 일본협회는 야마모토가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움에 따라 기네스 협회에 기록 등재를 요청할 예정.
야마모토는 까까머리 재수생 시절인 1981년 세계선수권에 첫 출전했고 1984년 LA올림픽 동메달에 이어 꼭 20년만인 지난해 아테네올림픽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임동현(한국체대)을 8강에서 꺾고 은메달을 따낸 인간승리의 주인공. 그의 나이는 임동현의 아버지와 동갑.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 대표팀에서 탈락하자 미련 없이 은퇴를 선언했지만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아들과 고교 제자들의 정성어린 만류에 다시 활을 잡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대표선발전에서 2위를 한 뒤 자신을 응원한 아들과 제자들을 향해 두 팔을 번쩍 든 야마모토. 그야 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아버지이자 모든 이의 스승임이 분명하다.
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