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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앰배서더 Really?]지구접근소행성은 광물자원 창고

입력 | 2005-05-12 19:04:00


우리가 여러 차례 지구충돌 소동을 통해 경험했듯이 지구접근소행성(NEA)은 인류에게 잠재적 위협이 되고 있다. 하지만 예부터 ‘독’을 잘 쓰면 ‘약’이 된다 했다. 한때 공룡을 멸망시킨 소행성이 어떻게 ‘약’으로 둔갑할 수 있을까.

소행성에는 감람석, 휘석 등 암석질이나 니켈과 같은 금속질은 물론, 희귀금속과 희귀광물이 매장된 ‘고가’의 소행성들도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지름 1km의 ‘금속 소행성’ 하나에 전 세계 광물 생산량의 5배가 넘게 매장돼 있다고 한다. 또 화성과 목성 사이에 분포하는 소행성 물질을 채굴할 경우 인류 한 사람당 1000만 달러(약 120억원)씩 나눠 줄 수 있을 정도다. 게다가 NEA 가운데는 달보다 훨씬 가까운 거리를 통과하는 것이 많기 때문에 운송비용까지 절약할 수 있으니 영락없는 미래 자원의 보고인 셈이다.

일본은 이 점에 착안해 ‘하야부사’라는 우주선을 이용한 소행성 탐사계획을 세웠다. 이 우주선은 2003년 5월 발사됐으며 오는 10월 소행성 ‘이토카와’에 도착해 본격 임무에 착수한다. ‘하야부사’는 최첨단 항법 시스템을 이용해 소행성과 랑데부하면서 4대의 첨단 장비로 ‘이토카와’ 표면을 샅샅이 촬영해 그 영상자료를 바탕으로 지도를 작성한다.

다음은 이번 임무의 핵심인 흙 채취 단계. 우주선은 소행성에 접근한 뒤 미리 프로그램 된 대로 폭약을 터뜨려 금속탄환을 발사, 초속 200, 300m의 속도로 충돌시킨다. 이 때 소행성 표면으로부터 흙이 튀어나와 관 속으로 들어가면 ‘진공청소기’가 이를 순식간에 빨아들인다. 하야부사는 이 방법으로 세 장소에서 흙을 수집해 작은 캡슐에 실은 뒤 2007년 6월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과학자들은 2050년경 인류가 소행성에서 광물을 채굴해 산업자원으로 사용할 뿐 아니라 우주기지 건설용 자재와 로켓연료를 천체에서 공급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일본은 2007년이면 ‘우주광산’의 첫 삽을 뜨는 나라가 될 것이다. 미국이 월면 샘플을 수거해 온지 40여 년만의 일이다.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에 가서 절을 하고, 일부 우익단체가 독도영유권을 주장하는 사이 과학자들은 우주를 일본 영토로 만들고 있다.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지리접근천체연구실 선임연구원

fullmoon@kas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