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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출토된 악기유물 복원 20일 국악원서 시연회

입력 | 2005-05-13 19:35:00


2000년 전 우리 조상들은 어떤 악기로 삶의 희로애락을 노래했을까.

고대 마한과 백제, 고구려 유적지에서 출토된 옛 악기의 복원 연주회가 열린다.

국립국악원은 “광주 신창동 유적에서 나온 기원전 1세기 경의 10현금, 대전 월평동 유적에서 출토된 6세기의 8현금, 경기 하남 이성산성 유적에서 발굴된 6세기의 요고(腰鼓) 등 3종의 실물 유적 악기를 복원해 20일 오후 7시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시연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국시대 이전 악기를 실물로 복원해 공연하는 연주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1997년 발굴된 광주 신창동 10현금은 유물악기로는 가장 오래된 것. 경북 경산과 경남 창원 다호리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유물이 출토되는 점으로 미루어 기원전 1세기부터 2세기까지 3세기에 걸쳐 한반도 남부에서 널리 쓰인 악기로 추정된다. 대전 월평동 8현금은 1995년 몸통 없이 양이두(羊耳頭·현 끝을 잡아매는 부분)만 출토된 것을 복원했으며 당시 신라금의 양이두와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어 백제와 신라의 음악적 교류가 활발했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2000년 하남 이성산성 유적에서 출토된 요고는 중국 지안(集安)지역의 고분 벽화에 나타나는 요고와 형태가 유사해 고구려 악기로 보인다.

시연회에서 연주될 음악은 국악 작곡가 이상규(李相奎·한양대 교수) 전인평(全仁平·중앙대 교수) 씨 등이 악기의 형태와 특성에 맞추어 새로 작곡한 것이다.

국립국악원 국악연구실 주재근(朱宰槿) 연구사는 “고대 악기의 실체를 실물로 밝혀 고대 한반도의 독자적인 문화양상을 알리기 위해 이번 시연회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