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청(현 한국철도공사)의 러시아 유전개발 투자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 후보 당시 후원회장을 지낸 이기명(李基明) 씨가 유전사업에 관여했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조만간 이 씨 주변 조사를 통한 관련 증거 확보에 나설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홍만표·洪滿杓)는 유전사업을 주도한 지질학자 허문석(許文錫·인도네시아 출국 후 잠적) 씨의 해외 출국 과정에 이 씨가 관여했는지를 밝히는 데 수사의 초점을 모으고 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유전사업을 사실상 총괄한 혐의로 구속된 김세호(金世浩·당시 철도청장) 전 건설교통부 차관이 지난해 7월 22일 황영기(黃永基) 우리은행장을 만난 자리에 국가정보원 대전지부 직원 3명이 동석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그러나 검찰은 김 전 차관이 우리은행 임원에게 대출을 요청한 것은 7월 28일이라고 김 전 차관에 대한 구속영장에서 밝힌 바 있다. 검찰은 경위 파악 차원에서 황 행장과 국정원 직원을 불러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해 국정원과 우리은행은 7월 22일 식사 자리에서는 대출에 관한 언급이 일절 없었다고 밝혔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