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준비 없이 직장을 나서는 퇴직자는 두려움에 휩싸이기 마련이다. 경제적 준비 외에도 심리적 사회적 준비까지를 포함한 종합적인 퇴직준비교육이 필요하다.
현재 대기업을 중심으로 아웃플레이스먼트(퇴직자 전직 지원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지만 이는 진정한 퇴직준비교육이 아니다. 아웃플레이스먼트는 퇴직자에게 여러 물질적·비물질적 혜택을 제공해 실직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새로운 직장을 찾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를 뜻한다. 즉, 아웃플레이스먼트는 근로자의 저항을 줄여 구조조정을 원활하게 하고 노사분규 및 소송 가능성을 완화하기 위한 수단의 의미가 강하다.
문제는 많은 기업들이 조기 중도퇴직자를 위한 전직교육은 지원하면서도 평생을 기업에 바치고 물러나는 정년 퇴직자를 위해서는 별 대책도 마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나마 있더라도 대기업 중심으로 이루어질 뿐 중소기업의 근로자에게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노조는 이제 획기적으로 변신해야 한다. 임금인상 투쟁에만 매달리기보다는 퇴직예정자를 위한 퇴직준비교육을 실시해야 하고 계속고용을 위한 방안 강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고령자에 대한 편견을 불식시키는 데에 앞장서는 한편 고령자에게 적합한 직무 또는 직종 개발에 적극 힘써야 한다.
청년실업과 노년실업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지금의 청년실업은 상당부분 고학력자들의 입맛에 맞는 일자리가 부족한 게 원인이다. 그러나 노년실업은 노인들의 취업의지에도 불구하고 일자리 자체가 개방되지 않음으로써 생기는 실업이다. 따라서 분리된 대응이 필요하다.
나이가 들면 특정 유형의 능력이 감소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노동력을 완전히 상실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특정 유형의 능력은 향상되어 젊은층이 담당할 수 없는 직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정부는 고령자 적합 직무 또는 직종 개발에 적극 힘써야 한다.
홍정구 실버산업전문가포럼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