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문회사에 근무하는 일본의 40대 부장이 소득세 납부 순위에서 쟁쟁한 대기업 총수들을 제치고 1위에 올라 ‘일본판 샐러리맨 신화’를 창조했다.
일본 국세청이 16일 발표한 2004년 고액납세자 순위에 따르면 투자자문회사인 ‘타워투자고문’의 기요하라 다쓰로(淸原達郞) 운용부장이 36억9238만 엔(약 370억 원)의 소득세를 납부해 1위를 차지했다. 세율 등을 감안할 때 기요하라 부장이 회사에서 받은 돈은 100억 엔을 넘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기요하라 부장은 1981년 도쿄대를 졸업한 뒤 노무라증권과 미국계 증권사인 골드만삭스 등을 거쳐 1998년부터 타워투자고문에서 일해 왔다.
타워투자고문은 대기업들의 기업연금 자금을 유치해 이를 주식과 채권 등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회사로 기요하라 부장은 이 회사의 대표 상품인 ‘타워-K1J’ 펀드의 운용 책임을 맡아 왔다.
이 펀드는 1999년 처음 개설된 이래 매년 15∼35%의 높은 운용 실적을 올렸으며 2003년엔 수익률이 102%까지 치솟아 일본 금융계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기요하라 부장이 100억 엔 이상의 성과급을 챙긴 것은 올해 3월 말 결산까지 6년간 펀드의 원금이 6.4배로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관련 업계는 전했다.
기요하라 부장은 2년 전 고액납세자 명단에 31위로 처음 등장한 뒤 지난해엔 8위에 오른 바 있다.
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