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지난달 초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관한 외교안보팀의 대미(對美) 협상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내부 지적에 따라 이종석(李鍾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을 상대로 두 차례에 걸쳐 확인점검 차원의 청문(聽聞)조사를 벌였던 것으로 17일 밝혀졌다.
김만수(金晩洙)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지난달 초 대통령국정상황실에서 ‘전략적 유연성에 관한 정부 협상팀의 협상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보고가 올라갔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NSC 상임위원장인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 주재로 두 차례의 검토회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정 장관 주재로 지난달 6일과 15일 두 차례 열린 회의에서는 문재인(文在寅)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천호선(千皓宣) 대통령국정상황실장이 참석했으며 이 차장이 의문점에 대해 답변을 하는 청문형식으로 진행됐다.
대통령국정상황실이 지적한 부분은 NSC가 지휘한 정부 협상팀이 2003년 4월 한미 미래정책구상(FOTA)회의 1차회의 때 전략적 유연성 부분을 수용하기로 미국 측과 합의해놓고 나중에 이를 번복해 미국 측에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은 “확인 점검 결과 외교안보라인의 정부 협상팀이 전략적 유연성을 미리 합의한 사실이 없고,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밝혀져 협상과정에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설명했다.
:전략적 유연성(stragegic flexibility):
미국이 추진 중인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 검토(GPR)에 따라 미군을 특정지역에 고정 배치하지 않고 분쟁 발생 지역으로 신속히 이동시켜 대응토록 한 새로운 미군 운용 개념. 이에 따라 주한미군도 대북 억지력 역할을 넘어 동북아 지역의 분쟁지역에 투입될 수 있는 ‘신속기동군’으로 바뀔 전망이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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