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업씨 명의의 사과상자 지난 2002년 대선 때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은폐 의혹인 '병풍'을 제기했던 김대업씨 명의로 된 사과상자가 19일 오전 10시30분께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 등에게 택배편으로 전달됐다. [연합]
병풍사건의 주역으로 최근 대법원으로부터 1억원 배상 판결을 받은 김대업씨가 19일 한나라당사에 사과 한 상자를 보냈다.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서울 염창동 한나라당사 대변인실에 택배로 보내진 사과 상자에는 ‘사과 받기를 그토록 간절하게 원해 사과를 드리오니 사과를 받으시오. 김대업 보냄’이라고 쓰여 있었다.
수신인은 한나라당 기자실 대표 앞으로 돼 있었다.
그러나 대변인실은 사과 상자를 개봉하지 않은 채 쓰레기통에 버렸다.
대변인실은 “대꾸할 가치도 없다. 김 씨가 사과는 못할망정 사과상자를 보내 병풍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결과 자신에 대한 비난 여론을 희화화 했다”면서 “탁류정치, 똥물정치는 이젠 정말 중단됐으면 좋겠다”고 비난했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미친개가 문다고 쫓아가서 미친개의 뒷다리를 같이 물수도 없는 것 아니냐”면서 “우리는 병풍공작과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던 것이지, 김대업씨에게는 사과를 요구할 가치조차도 못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대법원은 지난 9일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은폐 의혹을 제기한 김 씨와 이를 보도한 언론사에게 1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