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섬마을에도 과외선생님이 생겼어요.”
인천 옹진군 대청면 선진리 해경 대청파출소 2층 휴게실에는 매주 금∼일요일 오후 이 섬에 사는 중학생들이 교과서와 필기구를 들고 모인다.
이 파출소에서 3월부터 대학을 다니다 입대한 전투경찰을 과외교사로 배치해 무료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
서해 5도 가운데 두 번째로 면적(16km²)이 넓은 이 섬에는 130여명의 초중고생이 있지만 학원은 단 한군데도 없다.
또 480가구에 이르는 주민들은 대부분 농·어업에 종사하고 있으나 지난해부터 어획량이 눈에 띠게 줄어 시름에 잠겨 있는 실정.
올 2월 파출소장으로 부임한 김운한(51) 경위는 이 곳에 근무하는 전경 7명의 신상명세서를 보다가 주민들을 도울 방법을 찾았다.
이성용(24), 김영산(25), 김민철(23) 상경 등 3명이 대학에서 각각 영어와 수학을 전공한 것.
학생들을 위한 무료 공부방을 만들자는 김 경위의 제안에 이들이 흔쾌히 동의함에 따라 3월부터 과외공부가 시작됐다.
현재 내년에 고교에 진학하는 대청중학교 3학년생을 위한 영어·수학 특강반이 운영돼 호응을 얻고 있다.
이서희(15) 양은 “전경 오빠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공부를 가르쳐 준 덕분에 공부방에 다니는 친구들 모두 지난 중간고사에서 성적이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