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이광재(李光宰·사진) 의원은 병역 기피를 위해 손가락을 절단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19일 “앞뒤의 문맥과 시대상황을 버리고 군 기피를 위한 단지(斷指)라고 비난한다면 그 비난은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1986년 봄) 열사의 분신과 고문 소식이 잇따르던 날 나는 부모님이 주신 내 손가락을 버렸고 태극기에 ‘절대 변절하지 않는다’고 혈서를 썼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의 이런 설명은 병역 기피를 위한 단지였느냐는 논란을 떠나 2003년 4월 동아일보 취재팀에 “인천 부평의 한 가내공장에 위장 취업해 기계를 다루다가 손가락이 잘린 것”이라고 해명했던 게 거짓말이었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그는 이어 홈페이지 글에서 “86년 당시는 군에 가는 즉시 보안사(국군보안사령부)로 끌려가 모진 고문을 당하고 동지의 이름을 불면 동지들이 붙잡힐 상황이었고, 이는 내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이었다”고 말해 당시 병역 기피 의도도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이 의원 스스로 병역 기피 의혹을 밝히고 거짓말에 대해 책임질 것을 촉구했고, 열린우리당은 공식 논평을 자제하면서 “이 의원 본인이 명확히 해명할 필요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