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도 스테로이드를?’
근육강화제는 파워가 필요한 타자에겐 도움이 되지만 유연성에 의존하는 투수에겐 독약이란 게 통념.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미국 프로야구에서 처음 실시한 약물검사 결과 적발된 68명 중 무려 31명이 투수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선 전문가들도 의견이 분분하다. 가장 많은 의견은 △지푸라기라도 잡아 보려는 심정 △공의 속도를 높이려는 막연한 기대 △근육 피로의 빠른 회복 등.
특히 세 번째 이유에 대해서 한 투수 코치는 “정규시즌 177일간 162경기를 치러야 하는 미 메이저리그 선수에게 피로 회복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답했다.
하지만 스테로이드가 근육의 회복 시간은 단축할지 몰라도 뼈와 맞닿은 인대와 힘줄은 그렇지 못해 자칫 팔을 망가뜨릴 수 있다는 전문가의 경고가 뒤따랐다.
결국 투수의 스테로이드 사용은 무지의 소산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뉴욕타임스는 적발된 투수 중 절반 정도는 영어를 배우기 싫어하는 스페인어 사용 국가 출신이라고 지적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