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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첼시 축구 섹시…수원에 1대0 승리

입력 | 2005-05-21 00:42:00

‘어!’ 하는 사이에 실점했다. 수원 골키퍼 이운재의 방어벽을 뚫고 골을 터뜨리고 있는 첼시의 조 콜(10번). 티아고의 헤딩 패스를 받은 그가 수원 골망을 흔들기까지는 불과 몇 초 밖에 걸리지 않았다. 수원=연합


마치 연습을 하듯 슬슬 볼을 차던 첼시 선수들. 그러나 기회를 놓치지 않고 눈 깜빡할 사이에 골을 터뜨려 4만3000여 한국 축구팬들을 경악시켰다.

2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004∼2005 챔피언 첼시와 한국 K리그 2004 챔피언 수원 삼성 경기.

세계 최고 리그의 챔피언 첼시가 한수 위였다. 첼시는 여유 있는 경기를 펼치면서도 기회를 잡았을 때 상대 골문을 향해 재빠르게 파고드는 개인기와 조직력을 과시했다.

전반 15분. 골키퍼 페트르 체흐의 긴 골킥이 수원 수비수 머리를 맞고 길게 튀어 나오자 미드필드 중앙에 있던 티아고가 아크서클 쪽으로 파고드는 조 콜을 보고 머리로 다시 길게 밀어줬다. 수비를 따돌린 콜은 달려들어 가며 볼을 절묘하게 트래핑해 달려 나오는 수원 골키퍼 이운재를 제치고 왼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첼시는 후반 들어 수비에만 치중하는 바람에 수원의 거센 반격에 자주 밀렸지만 재치 있고 안정된 플레이로 위기를 넘기며 1-0 승리를 지켰다.

아이더 구드욘센과 마테야 케즈만 등 골잡이들이 개인 사정으로 오지 못한 첼시는 이날 미드필더 데미안 더프와 콜을 투톱에 세우고 이리 야로식과 마켈렐레 등을 미드필더로 투입해 수원의 수비라인을 흔들었다. 수원은 주포 나드손과 김동현 안효연 등이 11개의 슈팅을 날리며 지난해 7월 FC 바르셀로나(스페인) 격침(1-0승)과 같은 반란을 꿈꿨지만 첼시의 벽은 높기만 했다.

한편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은 이날부터 매일 밤 경기장 주변에 갖가지 색상으로 수천 개의 조명시설을 가동해 경기장을 수원의 야간 명물로 꾸미기로 하고 점등식을 가졌다.

수원=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한수 잘 배웠다”▼

▽차범근 수원 감독=프로팀 감독이 된 후 가장 템포가 빠른 경기를 경험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는 역시 빠르다. 한마디로 선수들의 능력과 수준 차이가 컸다. 전반에 기회가 있었지만 못 살린 것도 결국 실력이다. 앞으로 더 좋은 외국선수들을 데려오고 국내 젊은 선수들을 좀 더 가다듬는다면 우리 수준도 나아질 것이라고 본다. 수원은 아시아챔피언리그를 통해 세계로 나아가고자 하는데 오늘 경기가 귀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한국축구 역동적”▼

▽주제 무리뉴 첼시 감독=친선경기는 이겨도 져도 상관없다고들 한다. 하지만 나는 자만하는 것을 용납 못한다. 나는 FC 포르투 시절부터 챔피언이 확정된 뒤에도 잔여경기에서 져 본 적이 없다. 오늘 선수들의 컨디션에 비해 좋은 경기를 했다. 첼시는 시즌 동안 70경기를 소화하고 이틀 전 한국에 도착해 피곤한 상태였다. 한국 축구는 무척 빠르고 역동적이었다. 또 한국 선수명단을 보니 20∼25세 젊은 선수들이 많아 앞으로 실력향상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