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심야스페셜 다큐멘터리 ‘출산 파업, 엄마들의 반란’은 저출산 문제를 조명하고 해결책을 모색한다. 사진 제공 MBC
‘일이냐, 아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MBC는 23, 24일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다룬 심야스페셜 다큐멘터리 ‘출산 파업, 엄마들의 반란’(밤 12시 25분)을 방영한다.
한국의 출산율은 2004년 여성 1인당 1.19명으로 체코와 함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29위)이다. ‘저출산·고령사회 기본법’이 지난 달 26일 국회에서 통과됐을 정도로 한국사회의 저출산 문제는 심각하다. 프로그램은 우리 사회 저출산 경향의 근본적인 원인을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제1부 ‘일본의 저출산 대책은 왜 실패했나’(23일)는 정책만으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일본의 실패를 보여준다.
일본은 1989년 출산율이 여성 1인당 1.57명으로 떨어지자 ‘저출산 사회 진입’으로 규정하고 여성이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있는 정책 마련에 들어갔다. 1994년에는 ‘걸어서 15분 거리 안에 아이를 맡길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 아래 보육시설을 확충하는 ‘에인절(Angel) 플랜’을 시행했다.
제작진은 일본 도쿄 지역 보육 시설을 방문해 이를 이용하는 직장을 가진 일본 어머니들을 인터뷰했다. 한 어머니는 “보육시설이 있어 편리하지만 일과 아이를 기르는 일 둘 다를 여성의 몫으로만 강요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나라 보건복지부에 해당하는 후생성을 방문해 일본 공무원들에게 2000년 만들어진 ‘신(新) 에인절 계획’(약 1년간 출산휴직을 사용하는 제도)의 현황에 관해 들어본다. 공무원들은 일본 출산 장려 대책이 실패한 원인으로 부모 중 어머니 쪽에만 육아의 책임을 지운 점을 꼽았다. 일본 정부는 이를 보완해 사회 전체가 아이 양육에 책임을 지는 ‘신신(新新) 에인절 계획’을 준비 중이다.
2부 한국에 적용해 생각해 보는 ‘저출산 해법을 찾아라’(24일)에서는 부산에 사는 한 홍보회사 직원이 출산 휴가, 육아 휴가를 사용하다가 회사에서 인사상 불이익을 받은 사례를 추적했다. 또 숭실대에서 여성학 강의를 듣는 남녀 대학생들을 만나 이들이 ‘모성’과 육아, 남성과 여성의 역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들어봤다.
제작을 맡은 고선필 PD는 “단순히 제도 개선만으로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 할 수 없다”며 “여성에게 사회활동은 부차적인 것이며 여성의 제1 임무는 출산과 육아라는 고정적인 성 역할론에 대한 전 사회적인 인식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