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장경수 의원. 동아일보 자료사진.
앞으로는 운전 중 흡연을 하다 적발되면 벌금을 물을지도 모른다.
열린우리당 장경수(張炅秀) 의원은 24일 운전 중 흡연을 금지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여야 의원의 서명을 받아 내주 중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은 모든 차의 운전자에 대해 운전 중 흡연행위를 금지하며 이를 위반하면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과료, 구류 등의 처벌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누리꾼 “말도 안돼!!” VS “적극 찬성”▽
그러나 이 소식은 운전대를 잡으면 습관적으로 담배를 찾는 운전자들의 심기를 불편케 한 것 같다.
사이버 상에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다. 네이버 조사에 따르면 ‘반대한다’는 응답이 69%로, ‘찬성’30%의 두배를 넘는다.
발의자 장경수 의원의 홈페이지와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도 반대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담배 피는 사람이 봉인가, 세금 뜯으려고 별 짓 다 한다.(한심)”
“늘어가는 금연건물에 흡연자들이 쉴 곳은 없어져만 간다. 이제는 내 차안에서 피우는 것까지 조심해야 하나?(네오피아)”
“흡연자도 국민이고 인권이 있다. 열심히 일해 달라고 뽑아놓으니까 국민을 괴롭힌다.(진명목)”
“홍준표 의원이 국적법으로 뜨니까, 장경수 의원도 시선 끌고 싶은가 보다. 좀더 생산적인 의정활동을 벌여라. (운전중흡연자 外)”
몇몇 누리꾼들은 “운전중 흡연은 사고의 위험성이 있다. 또 차창 밖으로 던진 담뱃재는 행인에게 피해를 주고, 산불을 내기도 한다”며 찬성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반대 목소리에 묻혀 버리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장경수 의원의 유명세(?)도 치솟아 25일 포털사이트 정치인 검색 순위 1위에 올랐다.
▽“운전 중 흡연, 제동거리 2배 늘려”▽
운전 중 흡연은 실제로 위험한가.
외국의 조사자료에 따르면 운전 중 흡연은 주의력을 분산시켜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TV ZDF의 실험에 따르면, 시속 50km로 주행할 경우 위험 감지 후 브레이크를 밟아서 차가 완전히 설 때까지의 제동거리는 평균 24.61m. 그러나 흡연자가 같은 속도로 주행하면서 담뱃재때문에 2초만 늦게 반응해도 제동거리가 52.39m로 2배 이상이 된다.
이 때문에 최근 독일 사민당과 기민당 의원들은 운전 도중 금연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제안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운전 중 금연은 물론 커피를 마시거나 화장을 고치는 행동까지도 금하고 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