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인 인천도시개발공사가 이렇게 아파트 값을 올려도 되는 겁니까.”
“집 값 잡겠다는 정부는 이 같은 공기업의 횡포가 눈에 보이지 않나요.”
인천시도시개발공사가 다음달 1일 송도국제도시 4공구 1단지에 분양하는 아파트 ‘웰 카운티’의 2차 분양가가 최근 공개되자 주민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도개공은 송도국제도시에 ‘웰 카운티’ 2차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지난해보다 평형별로 평당 58만∼134만원을 올려 책정했다.
평형별로는 32평형이 평당 787만 원, 38평형 852만 원, 44평형 918만 원, 49평형 989만 원이다. 특히 54평형은 1022만 원, 64평형은 1033만 원 등 1000만 원이 넘는 분양가를 보이고 있다.
이는 30평형대를 기준으로 지난해 송도신도시에서 분양된 현대산업개발㈜, 한진건설㈜ 등 민간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 680만 원(30평형대)보다 100만 원 이상 비싸다.
사실 도개공은 아파트 장사를 하면서 인천시로부터 온갖 특혜를 받고 있다.
도개공은 아파트 부지 가격의 10%만 계약금으로 내고 잔금은 입주 후 내는 조건으로 인천시로부터 땅을 매입했다.
이는 계약금을 낸 뒤 입주자 모집이 끝나면 30일 이내에 잔금을 치러야 하는 일반건설사들과 비교하면 ‘특혜’에 가까운 유리한 조건이었다.
특히 도개공은 지난해 1차 웰 카운티를 분양하면서 과다한 마케팅 비용을 책정했으며 그 부담은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 몫이 됐다.
도개공은 지난해 11월 웰 카운티 분양에 앞서 서울의 S분양 협력사 및 C광고 대행사와 총 19억 원의 분양대행 계약을 맺었다. 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도 홍보비를 물 쓰듯 한 것.
이는 서울도시개발공사나 경기지방공사가 입주자 모집공고만으로 아파트 전 평형을 성공리에 분양하는 것과도 비교된다.
인천의 한 건설사 관계자는 “도개공 직원들이 직접 뛰면서 분양하는 수고를 기울이지 않고 비싼 비용으로 외주를 줬고, 그 비용은 분양가에 전가돼 소비자들이 고스란히 떠안았다”고 말했다.
시민단체인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박길상 사무처장은 “시민이 낸 세금으로 조성된 매립지에 공기업이 아파트를 지으면서 분양가를 과다 책정해 막대한 이윤을 챙기고 있다”며 “이제 정부가 나서 감사원 감사 등을 실시해야한다”고 말했다.
도개공 관계자는 “2차 웰카운티 분양가는 물가와 관리비 인상 외에 쓰레기 집하장 시설 설치비 등 아파트 분양가 인상 요인이 많아 신중히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