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 열린우리당 대변인.
목이 메어 불러 봤지만 돌아오는 건 가혹한 비난 뿐.
열린우리당 전병헌(田炳憲) 대변인의 ‘눈물의 호소’가 당원들에게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다.
전 대변인이 지난 23~26일 열린우리당 홈페이지 당원게시판에 올린 4개의 글이 당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해우소’로 직행한 것.
해우소(解憂所)는 원래 사찰에서 ‘화장실’을 지칭하는 용어로, 인터넷에서는 삭제요청이나 반대가 많은 글을 따로 모아 두는 게시판이다. 열린우리당 게시판에 올려진 글은 반대가 15개 이상 되면 해우소로 간다.
전 대변인이 연거푸 네 차례나 올린 글은 보통 ‘화장실에 버려지는’ 비방이나 모함의 글이 아니고 위기에 처한 당을 위해 전 당원이 힘을 모아달라는 호소문이었다.
그는 한 글에서 “당 게시판의 일부 거친 글들이 언론의 우리당 때리기에 소재가 되고 있다”며 “우리당이 거듭나기 위한 내부 혁신의 노력이 헛되지 않기 위해서는 당내 결속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또 “건전한 토론과 무분별한 비난의 자제를 호소하던 선의의 기간당원들마저 하나 둘씩 당 게시판을 외면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서로 끌어안고 이해하려는 마음이 없는 당내 비판과 성토를 절제하자”고 호소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당원과 지지자들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며 글을 해우소에 버리고 있다.
이들은 “이번 위기는 당원 탓이 아니라, 당이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 “지도부가 당원을 하찮게 본다”, “당이 심기일전하려면 문희상 의장 등 지도부가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대변인의 보좌관은 “침묵하는 다수의 호응도 있다. 지금 욕하는 분들도 진심을 알아주실 날이 올 거라 믿는다”면서 “이런 작은 시도가 온라인 자정운동의 씨앗이 된다면 지금의 비난쯤은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전 대변인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당원게시판에 글을 올려 당원들과 대화를 시도할 계획이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