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큰 스님이 법문을 들려달라는 제자들을 앉혀놓고 법상에 올라 “허허, 허허….”하며 크게 웃다가, 갑자기 “어엉, 어엉….”하고 대성통곡했다.
한참을 울고 웃던 큰 스님은 어안이 벙벙해진 제자들에게 “법문이 뭐 따로 있나, 우리 인간 세상에 모든 법이 이렇게 웃다가 운다 이 말입니다. 인생이 이로부터 시작됩니다.”고 했다.
탁한 공기와 북적북적한 도시의 삶에서는 한걸음 뒤를 돌아볼 여유도 없다.
쫓기듯 바쁜 걸음과 남에게 뒤질세라 분주한 움직임에서 휴(休)는 생각 밖에 존재한다.
내 마음을 들여다 볼 여유조차 없는데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까.
스님들은 지치고 피로한 우리에게 고요하지만 맑은 말을 건넨다.
그 말속에는 산중의 물소리와 청량한 솔잎향이 절로 묻어난다.
이 책은 그동안 어렵게만 느껴지던 스님들의 법문을 이해하기 쉽게 만화와 짧은 말로 엮어낸 저자의 정성이 돋보인다.
다 읽고도 쉽게 손에서 떨어지지 않는 묘한 매력이 있는 책이다.
◇웃다가 울다가 울다가 웃다가/조태호 지음/ 248쪽 / 9800원/ 맑은소리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