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주로 CF를 연출해 온 용이 감독의 장편 데뷔작. 인물의 공상이 판타지 형식으로 중간 중간 삽입되는 등 만화적 상상력이 돋보인다. 대형 할인점, 찜질방, 라면집, 패스트푸드점 등 일상의 장소들을 앙증맞게 잡아내는 시각에 주목할 만하다. 주연 배두나 김남진. 귀공자 이미지를 가졌던 김남진이 평범한 지하철 기관사로 출연해 관심을 끌었던 영화. 영화 음악을 맡은 가수 윤종신이 도서관 사서로 직접 출연해 웃음을 준다.
할인매장 직원인 현채는 남자들에게 버림받는다. 너무 털털한 성격과 눈치 없는 행동 탓에 ‘곰’이란 소리를 듣는 현채. 어느 날 현채는 도서관에서 집어든 화집 속에서 자신에게 쓴 것으로 보이는 사랑고백을 발견하고 고백의 주인공을 추적한다. 한편 현채의 어린 시절 단짝인 동하는 지하철 기관사. 현채를 짝사랑하는 그는 현채의 마음을 사로잡은 정체불명의 인물에 위기를 느낀다. 현채에게 사랑을 고백한 그 남자는 과연 누굴까. 2003년 작. ★★★
◆화산고 감독 김태균. 주연 장혁 신민아 김수로 권상우. 운동장에서 학생과 교사가 공중에 떠 무술을 겨루는 화산고. 이곳에는 무림비서인 ‘사비망록’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교장 자리를 넘보는 교감과 학원을 평정한 송학림, 화산의 1인자를 꿈꾸는 역도부 주장이 이 책을 차지하기 위해 대결을 벌이고 있다. 어느 날 타고난 공력을 주체하지 못해 여덟 번이나 퇴학을 맞은 김경수가 전학온다. 2001년 작. ★★★
◆내 사랑 싸가지 감독 신동엽. 주연 하지원 김재원.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한 10대용 영화. 연하인 남자친구에게 버림받은 고3 하영은 홧김에 콜라 캔 하나를 걷어찼다가 낭패를 본다. 날아간 캔이 ‘명품족’인 대학생 형준의 고급차를 긁어버린 것. ‘싸가지’ 없기로 소문난 형준은 300만 원을 물어내라고 하고, 수리비를 몸으로 때우기로 결심한 하영은 100일 동안 형준의 하녀가 되겠다는 ‘노비문서’에 서명한다. 2003년 작. ★★☆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