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콤 볼드리지 성공법칙/MAP 자문교수단 지음/260쪽·1만1900원·김영사
혹시 로데오 경기를 보신 적이 있으신지…. 미친 듯이 날뛰는 야생마 등에 올라타 오랫동안 버티는 그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
맬컴 볼드리지(1922∼1987) 미국 전 상무장관은 장관 재임 시 로데오 경기에 참가했다가 숨졌다. 청소년 시절부터 로데오를 즐기던 그는 ‘올해의 카우보이’로 뽑힐 만큼 출중한 로데오 맨이었다. 그가 급서하자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은 그를 추모해 ‘맬컴 볼드리지(MB) 상(賞)’을 제정했다.
이 상은 초우량 조직에 주는 것이다. 7년간 상무장관으로 있으면서 미국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앞장 선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서다. 미국 대통령이 직접 시상하며 수상 기업은 대단한 영광을 누린다. MB상을 받으려면 임직원이 훌륭해야 하며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로 고객을 만족시켜야 한다.
한국에서 10여 년간 MB상이 지향하는 경영방식에 대해 연구한 MAP(경영평가 교수단)의 멤버 11명이 ‘말콤 볼드리지 성공법칙’을 공동 집필해 출간했다. 초일류 기업이 되기 위한 노하우 35개를 정리해 놓은 것이다.
이 책은 미국의 MB상 수상업체의 경영방식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한국 우량기업의 훌륭한 경영 관행(best practices)도 세밀하게 분석해 다른 기업이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은 ‘경영을 잘하는 것’을 ‘경영 품질’이 좋다고 표현하고 있다. 경영 품질을 높이는 7개 요소를 제시했다. 즉, ①리더들이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고 ②목표를 이루기 위해 전략을 잘 세워야 하며 ③고객 및 시장을 중시하며 ④회사 안팎의 정보를 잘 분석하고 ⑤인재를 중시하며 ⑥합리적인 프로세스 관리가 필요하고 ⑦사업 성과가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리더는 방향설정 능력과 통솔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이 책은 제시한다. 한국에서는 흔히 리더십이라면 통솔력만 강조된다. 그러나 잘못된 방향으로 몰아붙이면 조직이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 있다. 훌륭한 리더는 미래의 좋은 방향, 즉 비전을 제시한다. 또 조직원이 활기차게 그쪽으로 나아가도록 독려한다.
경영을 여행에 비유하면 전략이라는 지도라 할 수 있다. 엉터리 지도로는 목적지에 빨리 도달할 수 없다. 정교한 지도를 그리는 방법을 이 책은 제시해준다.
부록 2개도 눈에 띈다. MB상 수상업체들이 경영 품질을 높이기 위해 점검하는 사항들을 열거해 놓은 것이다. 한국에서도 적용할 만한 항목이 많다. 예순이 넘어서도 로데오를 즐길 정도로 열정적이었던 볼드리지 장관은 미국 기업의 격(格)을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상무부 조직을 효율적으로 움직인 실적을 보여주기도 한 인물이다. 경영혁신을 꾀하는 한국 기업은 MB 방식을 참고하면 새로운 경지를 개척할 수도 있겠다.동아일보 편집국 부국장 che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