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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LG전자 “한동안 잠잠하더니…” 또 신경전

입력 | 2005-06-01 03:07:00


‘갈등의 골이 또 깊어지는가.’

한동안 잠잠하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신경전이 다시 불붙었다.

국내 전자산업의 양대 산맥인 두 회사는 지난해 말부터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폰과 32인치 슬림형 브라운관TV, 스팀형 세탁기를 놓고 세계 최초 공방을 벌이며 사사건건 부딪쳤다.

이번에는 디지털TV의 특허료 지급과 홈네트워크 사업에서 충돌하고 있다.

○ 디지털TV 특허료 공방

LG전자는 31일 보도자료를 내고 “100% 자회사인 미국 제니스사(社)가 보유하고 있는 디지털 TV 원천기술을 사용하려면 단 하나의 회사도 예외 없이 특허료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제니스는 작년부터 디지털TV 전송기술(VSB)에 대한 원천특허 협상을 시작해 도시바 미쓰비시 샤프 등 10여 개 회사와 계약했다.

31일 LG전자의 발표는 명확히 삼성전자를 포함한 국내 업체를 겨냥한 것이다.

국내 TV 제조사와 특허협상을 시작하기 전에 특허료 지불의 정당성을 알려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에 올라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지금까지 국내 회사들끼리 특허료를 지불한 적이 없다”는 방침을 고수하며 특허료를 낼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특허료 지급을 놓고 법정으로 갈지, 아니면 타협할지 주목된다.

○ 홈네트워크, 주도권 경쟁 팽팽

홈네트워크는 가전업체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각광 받고 있다.

하지만 선두주자가 아직 없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서로 업계 표준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서 국내 건설사 및 홈네트워크 협력사를 상대로 ‘홈네트워크 신상품 발표회’를 가졌다.

건강검침기로 혈압과 혈당을 측정한 뒤 그 결과가 병원으로 통보되고 하나의 배선으로 집안에 있는 여러 전자제품을 사용하는 등의 다양한 솔루션이 등장했다.

1시간 뒤 LG전자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LnCP 홈네트워크 컨소시엄’ 창립식을 가졌다. LnCP는 국내 홈네트워크 시장의 표준화를 주도하기 위해 LG전자를 중심으로 32개 회사가 모여 만든 컨소시엄이다.

LG전자는 “이미 한 달 전에 호텔 예약을 마쳤고 삼성전자의 행사가 있는 줄 전혀 몰랐다”며 우연의 일치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LG전자의 물 타기’라고 주장하며 불쾌해 했다.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