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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동서남북/시내버스 勞使‘파업 콤비 플레이’

입력 | 2005-06-01 07:58:00


광주 시내버스 노사협상이 31일 타결됐다.

‘파업타결’ 뉴스에는 ‘다행스럽게’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게 마련이지만 적어도 광주의 경우 이 표현은 맞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노사가 뜻을 모아 극단적 파업을 피한 것은 결과적으로 잘된 일이지만 이면을 들춰 보면 시민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느낌이다.

그동안 노사는 협상과정에서 전문적 운행관리와 고객 서비스 개선을 바탕으로 경영을 합리화하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시 예산을 한 푼이라도 더 타낼 수 있을 것인가’ 하는데 신경을 썼다.

지난해는 파업을 실행에 옮겼고, 올해는 파업을 자제했다는 모양새만 달랐을 뿐 노사 양측은 언제나 시민의 불편을 볼모로 삼아 지원금을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도입한 교통카드 무료환승제의 손익을 광주시가 제대로 계산해 보지도 않은 채 업계 논리를 거의 그대로 수용해 시민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한 시간 내 1회 무료 환승’을 연간 120억 원의 손실을 부르는 요인으로만 볼지, 아니면 버스이용 빈도와 수익을 함께 늘려주는 긍정적 요인으로 볼 지는 좀 더 정교한 분석과 판단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당국은 업계 요구대로 연간 56억 원을 ‘손실 보전금’으로 지원하기로 결정해 노사협상이 타결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광주시의회 윤난실(尹蘭實·민주노동당) 의원은 “무료환승에 따라 전체 승객이 5% 정도 증가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있다”며 “다른 지역 선례를 따랐다는 해명 또한 군색한 변명으로 들린다”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 도입하기로 결정된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계기로 버스 노사가 또 어떤 ‘환상의 콤비 플레이’를 펼치게 될지 자못 궁금할 따름이다.

김 권 기자 goqu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