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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손열음씨 “故 박성용회장께 이곡을 바칩니다”

입력 | 2005-06-02 03:28:00

피아니스트 손열음씨. 동아일보 자료사진


피아니스트 손열음(19) 씨가 도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에서 신들린 듯한 연주로 일본의 음악애호가들을 매료시켰다.

이날 도쿄 필과의 협연은 지난달 23일 작고한 고 박성용(朴晟容)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이 “손 씨처럼 자질이 뛰어난 한국의 젊은 피아니스트는 이웃나라 일본에 널리 알려야 한다”며 주선한 것. 손 씨와 금호문화재단 관계자들은 공연이 성황리에 끝난 뒤 따로 모여 고인의 뜻을 기렸다.

지난달 31일 밤 도쿄(東京) 시내 산토리홀에서 열린 도쿄 필의 정기연주회에서 그는 현란한 테크닉과 혼신의 연주로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완벽하게 소화해 관객을 사로잡았다.

모두 8번의 커튼콜이 이어지자 손 씨는 “사랑하는 박성용 회장님께 이 음악을 바친다”며 쇼팽의 연습곡 작품 10-3 ‘이별’을 연주했다.

박 명예회장은 지난해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아시아투어 때 손 씨를 협연자로 추천해 국제적인 피아니스트로 도약할 기회를 제공했고, 일본을 대표하는 도쿄 필 및 NHK 교향악단과의 협연이 성사되는 데에도 적극 나선 바 있다.

금호문화재단의 정혜자(鄭惠子) 부이사장은 “도쿄 필과의 협연이 결정됐을 때 자신의 일처럼 기뻐하던 박 회장의 얼굴이 선하다”며 “도쿄 필 측에서 정기적으로 협연하자는 제의를 했다”고 말했다.

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