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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 쑥쑥]창의적 천재들

입력 | 2005-06-03 03:06:00

창의성 학원에서 교육 받고 있는 어린이. 창의성은 지능과는 달리 교육과 경험을 통해 개발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하워드 가드너 교수의 다중지능이론은 창의성의 본질을 잘 설명해준다. 김진경 기자


“우리아이는 머리가 좋아. 한번 들은 얘기는 잊어먹지 않는다니까.”

“머리는 모르지만 뚝딱뚝딱 뭘 만들길 좋아하지.”

21세기는 지능뿐 아니라 창의성의 시대. 엄마들은 어떻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지 고심한다.

심리학자들은 지능은 타고 나는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 국립영재교육연구소(NRCGT) 조지프 렌줄리 소장은 “지능뿐 아니라 창의력과 과제집착력을 갖춰야 영재”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지능은 ‘유전자’에 맡기더라도 창의성은 길러줄 수 있지 않을까?

○ 지식보다 태도-성향 길러줘야

국내에서 창의성 교육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90년대 중반. 창의성 이론뿐 아니라 창의성 증진 프로그램도 이때부터 속속 선보였다. 경희대 아동연구센터는 1996년부터 만 4∼7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창의성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 대학 조복희(인간발달 전공) 교수는 “창의성 교육은 결과 못지않게 과정이 중요하다”며 “지식과 내용을 가르치기보다 태도나 성향을 길러주기 위해 아이 스스로 이론을 정립해 지식을 만들도록 유도한다”고 소개했다.

최근 초등생 대상 창의성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한 한국교육개발원 영재교육연구센터 연구팀은 “아이들이 확산적 사고와 수렴적 사고를 동시에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심 있는 교사는 이 연구센터 홈페이지(202.31.182.19)에서 다운받아 활용할 수 있다.

이 연구센터 조석희 소장은 “창의성 개발에는 다양한 영역의 통합교육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 “창의성에도 영역 있어요”

창의성이 새롭고 유용한 무엇을 만들어내는 능력이라면 창의성에도 ‘영역’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을까. 그 중심에 있는 인물이 하버드대 하워드 가드너 교수. 그가 설파한 ‘다중지능이론’은 국내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다중지능이론에서의 ‘지능’이란 기존의 심리학자들이 얘기하는 지능과는 다르다. 여기서 지능은 교육이나 경험에 의해 개발될 수 있으며 따라서 능력, 성취, 혹은 과정 그 자체라는 것이다. 심리학자들이 주장하는 지능은 잘 변하지 않는 것, 기억력이나 지각력 같은 기초능력으로 고급한 사고를 요하지 않는다.

“가드너의 ‘지능’은 특정영역을 갖고 있기 때문에 관련된 경험을 풍부하게 함으로써 개발될 수 있다. 각 지능의 가장 높은 단계에서 창의성은 발현된다. 아인슈타인은 모든 영역에서 창의성을 발휘한 것이 아니라 논리수학 영역에서만 뛰어났다.”(조석희 소장)

교육개발원 영재교육연구센터 홈페이지에는 다중지능이론에 따라 영역별로 영재를 판별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올려놓았다.

최근 유아교육업체에서는 다중지능이론을 내세우지 않으면 ‘장사’가 안 된다. ㈜한국프뢰벨은 유아의 모든 ‘지능’을 통합적으로 발달시킬 수 있는 ‘은물로 풀어가는 다중지능이론’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한국프뢰벨 교육연구소 최수현 차장은 “아이에게 강한 ‘지능’을 찾아낸 뒤 그 지능이 최대한 발휘되도록 이끌어 주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 각 분야의 창의적 천재들은

그렇다면 각 ‘지능’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 영재반열에 오른 사람들은 누굴까. 가드너 교수는 ‘열정과 기질’이란 책에서 각 영역의 ‘창의적 천재’ 7인을 꼽았다.

이들의 특징은 △기회를 잘 포착하지만 실패를 쉽게 인정하지 않는다 △어렸을 때 적어도 한 영역에서 뛰어났다 △어릴 때 한 영역에 숙달하도록 충분한 훈련을 받았다 △어린 시절 목표에 다다르지는 않았지만 지속적 작업으로 달성이 가능한 범위에 있었다 △‘아우보다 못한 형’인 듯해도 이를 용인하는 가족이 있다 등이다.

“창의성은 단일능력이 아니다. 또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창의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창의성에도 종류가 있다.” (가드너)

김진경 기자 kjk9@donga.com

자료:하워드 가드너의 '열정과 기질', 한국프뢰벨교육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