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제주에서 열릴 것으로 기대됐던 한일 통상장관회담의 무산을 놓고 양국 당국자들이 서로 책임을 돌리며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해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과정에서 드러난 양국간 불신의 골이 더 깊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부터 제주에서 사흘 일정으로 열린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에서 한국은 중국 미국 러시아 등 주요 11개 회원국과 양자회담을 가졌거나 가질 예정이다.
하지만 일본과의 양자회담은 무산됐다. 그런데 여기에 대한 설명이 서로 다르다. 일본 외무성과 경제산업성 당국자는 일본 취재진에 “한국 때문에 한일 양자회담이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회담할 뜻이 있었으나 한국 실무자가 사전협의 과정에서 양자회담을 기피해 회담 요청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펄쩍 뛰었다.
의장국의 실무자가 사전에 양자회담을 거부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설명이다.
APEC 통상장관회의에서 의장국은 양자회담을 신청한 모든 회원국과 반드시 회담을 가져야 한다. 이번 회의 의장국은 한국이다.
일본의 나카가와 쇼이치 경제산업상은 1일 밤 8시 제주에 도착해 호주와 미국 당국자를 만났다. 그러나 의장국인 한국과는 접촉도 갖지 않은 채 2일 오전 8시 55분 일본으로 돌아갔다.
제주=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