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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공산품 관세 대폭 인하” 車-휴대전화 수출 청신호

입력 | 2005-06-04 03:02:00


이르면 2007년 하반기부터 국제무역에서 공산품에 대한 관세가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1개 회원국 통상장관들은 3일 제주에서 막을 내린 APEC 통상장관회의에서 공산품의 관세를 대폭 내리자는 ‘제주 성명’을 채택했다.

공산품 관세가 낮아지면 한국은 자동차, 휴대전화, 가전제품 등의 수출을 늘릴 수 있다.

APEC 회원국은 세계 교역량의 46%를 차지하고 있어 이번 합의가 12월 홍콩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공산품 관세 내리면 한국에 유리

이번에 합의한 공산품의 관세 인하 방식은 ‘스위스 공식’으로 불린다. 관세가 높은 품목일수록 관세를 더 많이 깎는 방식으로 한국 일본 등 공업국에 유리하다.

공산품에 높은 관세를 매기는 국가들은 대부분 후발 개발도상국이기 때문이다. 자동차만 해도 현재 인도 105%, 중국 46.3%, 태국 79.8%, 브라질 35% 등의 관세를 물리고 있다.

스위스 방식을 적용하면 이들 나라의 관세가 대폭 낮아져 한국의 수출 여건이 개선된다.

외교통상부는 “평균 관세율이 30%를 넘는 브라질, 인도, 멕시코 등에서 한국 제품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 탄력 받을까

제주 회의의 핵심 의제는 침체에 빠진 WTO DDA 협상을 진전시키는 것이었다.

세계무역의 새 규칙이 될 DDA 협상은 2003년 ‘칸쿤 회의’ 실패로 제자리걸음을 해 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농산물 부문에서 상당한 합의를 이뤘고, 이번에 APEC가 공산품의 관세 인하 방식에 합의함에 따라 DDA 협상이 탄력을 받게 됐다.

12월 홍콩 회의에서 DDA 협상이 진전을 이루면 2006년 말 협상을 타결짓고 2007년 상반기 각국이 국내 절차를 마무리하게 된다.

일정대로라면 2007년 말 농산물, 공산품, 서비스 등 전 분야에 걸쳐 새로운 국제무역 질서가 시행되는 셈이다.

그러나 DDA 협상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148개 회원국의 의견 조율이 쉽지 않고, 무역 자유화에 반대하는 저개발국가가 많기 때문이다.

제주=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