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벅차고 어깨도 무겁습니다.”
2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미래 국가유망기술위원회’ 첫 회의장. 공동위원장인 서울대 황우석(黃禹錫) 교수를 비롯해 국내 각 분야의 대표적인 과학기술자 20여명이 모여 15∼20년 후 한국의 미래를 설계하는 모임이었다.
이 자리에서 경일대 조명희(曺明姬·50·도시정보학과) 교수는 황 교수와 나란히 앉아 눈길을 끌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회의 추천으로 이 위원회에 참여하게 된 조 교수는 연세대 교수와 공동으로 국토관리 분야를 맡게 된다.
위원 가운데 지방대에 재직 중인 인사는 조 교수를 비롯해 포항공대와 충남대 교수 등 모두 3명에 불과했다.
그나마 포항공대와 충남대는 인지도가 높은 반면 경일대는 그렇지 못해 회의장의 관심은 자연스레 조 교수에게 쏠렸다.
오명(吳明) 과학기술부 장관이 위원들에게 위촉장을 주기 전 위원들은 간단히 자기소개를 했다.
이 자리에서 조 교수는 학교 소개부터 먼저 했다.
그는 “경일대는 대구 옆의 학원도시인 경산에 있는 대학”이라고 소개한 뒤 “학과의 70%가 공대로 구성된 공학 명문학교”라고 말했다. 위원들이 경일대를 잘 모를 것 같아 홍보부터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때문이다.
그는 현재 지리정보 분야에 관한 한 최고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는 1990년대 초반부터 당시에는 생소했던 지리정보시스템(GIS·지리와 공간에 관한 자료를 분석해 교통이나 통신 등 지형 관련 분야에 활용하는 것) 분야를 개척했다.
이후 한국지리정보학회를 만드는 한편 경일대 안에 지리정보와 관련된 벤처기업 ‘지오 시앤아이’(GEO C&I)를 2003년에 설립했다.
경북도가 지난해 구축한 산불감시 시스템과 대구시의 가로등 관리 시스템 등이 조 교수팀의 작품이다.
최근에는 기상청과 함께 서울시의 지역별 온도 차이를 밝혀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조 교수의 벤처기업은 중소기업청의 모범벤처기업으로 선정됐으며, 직원도 초기 8명에서 지금은 30여명으로 크게 늘었다.
조 교수는 “7월 중순까지 국토관리 분야의 핵심과제가 무엇인지 연구해 보고할 계획”이라며 “미래의 한국을 이끌 과학기술 영역을 찾아내고 연구하는 일에 참여하게 돼 더욱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