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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黨政靑 마찰 확산]2년반 넘게 남았는데… 권력 벌써 새나

입력 | 2005-06-06 03:03:00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겨누는 대(對)정부 비판의 과녁이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로 향하기 시작하면서 일각에선 ‘레임 덕(임기 말 권력 누수 현상)’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는 일체의 대응을 자제하고 당 지도부는 ‘권위주의가 사라졌다는 증거’라고 의미를 축소하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당-청 간 갈등의 골은 당분간 쉽게 메워질 것 같지 않다.

당내 중도성향의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 모임’ 소속인 정장선(鄭長善) 의원은 4일 불교방송에 출연해 “노 대통령의 이상주의적 생각에 입각해 일을 추진하다 보니까 현실과 괴리가 생기고 있다”며 노 대통령을 직접 비판했다.

또 같은 모임의 안영근(安泳根)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해 “‘유전게이트’ 등이 터지면서 정부와 청와대, 당이 한꺼번에 신뢰를 잃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발언은 강봉균(康奉均) 홍재형(洪在馨) 의원 등이 3일 열린 당-정-청 워크숍에서 부동산대책 등 국정 운영 전반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한 것과 맞물려 반응을 증폭시켰다.

이를 놓고 집권 초의 긴장이 풀리면서 각종 게이트가 발생하는 ‘집권 3년차 증후군’으로 해석하는 의견도 많다. 철도청(현 한국철도공사)의 러시아 유전개발 투자 의혹과 행담도 개발 사업 의혹이 김대중(金大中) 정부 집권 3년차인 2000년의 각종 게이트가 촉발시킨 것과 유사한 혼란과 파장을 여권 내에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2000년 당시 여권은 6월 남북정상회담이란 호재에 고무됐었다. 그러나 그해 8월부터 정권 실세가 연루된 각종 게이트가 연이어 터져 나오는 바람에 11월 김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과 같은 잇단 호재를 살리지 못하고 임기 말까지 권력 누수에 시달렸다.

한편 정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내 발언을 ‘대통령 공격’으로만 보는 것은 본질을 벗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