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의 목돈마련 수단인 정기적금의 인기가 식으면서 예금은행의 정기적금 잔액이 4월 말 현재 3년여 만에 가장 적은 18조 원대로 떨어졌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말 현재 예금은행의 정기적금 잔액은 18조9407억 원으로 2002년 3월(18조8540억 원) 이후 3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은행 정기적금 잔액은 1998년 말 13조6041억 원에서 2003년 9월 20조4241억 원으로 정점을 이룬 뒤 감소세로 돌아서 작년 말에는 19조5894억 원으로 줄었다.
올해 들어서도 정기적금 잔액은 1월 말 19조4855억 원, 2월 말 19조4044억 원, 3월 말 19조865억 원 등으로 계속 줄어드는 추세.
이는 저금리 영향으로 정기적금의 메리트가 눈에 띄게 떨어진 데다 오랜 경기침체로 소득수준이 낮은 가계의 저축 여력이 줄어 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예금은행 정기적금 평균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2003년 말 연 4.29%에서 올 4월에는 3.37%로 0.92%포인트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과거 정기적금에 몰렸던 가계 저축이 최근에는 자산운용회사의 적립식 펀드나 보험회사의 변액보험 등 비(非)은행 금융회사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