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2006 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 ‘필승카드’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박주영. 쿠웨이트와의 대결을 이틀 앞둔 7일 쿠웨이트 스포팅클럽에서 가진 첫 훈련에서 박주영이 스트레칭을 하며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쿠웨이트=연합
‘박주영만 믿는다.’ ‘축구천재’ 박주영(20·FC 서울)이 중동의 모래바람을 잠재울 ‘필승 카드’로 다시 뜬다. 9일 오전 2시 45분(한국 시간) 쿠웨이트의 알 카즈마 경기장에서 열리는 2006 독일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A조 한국-쿠웨이트의 경기. 한국축구대표팀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은 ‘배수의 진’을 쳤다.
승점 7로 쿠웨이트(승점 4)와 비기기만 해도 최소한 조 2위를 확보해 본선 티켓을 거머쥘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섭씨45도에 육박하는 무더위 등 이곳 여건이 너무 불리한 데다 자칫 패할 경우 월드컵 본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봉착하기 때문에 본프레레 감독을 비롯한 태극전사들은 ‘지면 끝장’이라는 각오로 필승 결의를 다지고 있다.
본프레레 감독은 “우리의 목표는 승점을 따 이번 경기에서 독일행을 확정하는 것이다”라며 “불필요한 백패스를 피하고 빠른 전진 패스로 승부수를 띄우라”고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본프레레 감독이 구상하고 있는 공수 체제는 박주영-안정환(요코하마)-차두리(프랑크푸르트)를 스리톱으로 내세운 ‘3-4-3’ 포메이션. 3일 우즈베키스탄전의 영웅 박주영을 일단 왼쪽 공격수로 투입한다. 중앙 공격수에 현재 컨디션이 좋은 안정환을 투입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엔 이동국(포항)으로 교체해 박주영과 투톱을 이루는 ‘3-5-2’ 포메이션으로 바로 전환할 계획.
결국 박주영이 전술의 주축이다. 쿠웨이트의 6월 날씨가 경기 시작 시간인 오후에도 섭씨 37도에 이르기 때문에 찬스에서 득점력이 뛰어난 박주영의 활약 여부가 승부의 관건이 될 전망.
이용수 KBS 해설위원은 “현재 대표팀의 전력이 다 노출돼 있어 변화를 줄 수 있는 카드는 박주영밖에 없다. 어떤 포지션에 놓아도 잘 소화하며 골을 잡아낼 수 있기 때문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주영은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능력을 다 보여 승리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며 연속 골에 대한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후반 교체 투입이 유력한 이동국은 “날씨가 너무 더워 기회가 왔을 때 골을 넣는 집중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이번 경기에서 본선행을 결정짓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유상철(울산) 대신 김정우(울산)나 김두현(수원)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수비진에서는 김진규(이와타)가 박동혁(전북) 대신 출전할 전망. 다른 포지션은 우즈베키스탄전과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B조의 북한은 8일 오후 7시 35분(한국 시간) 태국 방콕 수파찰라사이 국립경기장에서 ‘무관중 경기’로 일본과 맞붙는다. 북한은 4패로 조 최하위에 처져 있고 일본은 3승 1패로 조 2위에 올라 있다.
쿠웨이트=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