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차 세계여성학대회를 준비하는 한국 측 대표들이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전 장필화 조직위원장(일어선 이)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여성학 분야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학술대회인 제9차 세계여성학대회(IICW·International Interdisciplinary Congress on Women)가 아시아 국가에서는 처음으로 19∼24일 이화여대를 중심으로 연세대 서강대 등에서 열린다.
한국여성학회와 이화여대가 공동 주관하는 이 대회의 주제는 ‘경계를 넘어서: 동-서, 남-북’. 남북간 빈부격차, 동서양의 문화적 가치충돌이 여성의 삶과 어떤 연관성을 갖는지와 함께 성매매, 아동매매춘, 빈곤 여성, 여성인권문제 등이 종합적으로 다뤄진다.
여성학자와 여성운동가, 여성정책 전문가들의 교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된 이 행사에는 80여 개국 3000여 명이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1981년 이스라엘에서 열린 첫 대회 이후 3년마다 개최되는 이 대회는 역대 행사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또 유럽과 북미, 아프리카에 이어 아시아 국가로는 한국에서 처음 열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여성들의 이슈를 부각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세계여성학대회 장필화(張必和·이화여대 교수) 조직위원장은 7일 “한국에서 이 대회가 개최되는 것은 한국 여성학의 위상을 보여 주는 것”이라며 “세계 여성학자들은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가부장적 문화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게 향상된 한국 여성의 사회 경제적 지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회에는 범아프리카 의회 의장 거투르드 몽겔라, ‘지속가능한 개발’이라는 개념을 처음 사용한 네덜란드 생태학자 아이린 덴켈만, 중남미사회과학연구소 여성국장 글로리아 반더, 일본의 대표적 여성학자 우에노 지즈코(上野千鶴子), 여성주의 철학자 산드라 하딩, 글로벌 페미니즘의 주창자인 미국 럿거스대 교수 샬럿 번치 씨 등 세계적 여성학자와 여성운동가들이 참가한다.
19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경희궁에서 전야제 행사가 16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마련된다.
대통령 부인 권양숙(權良淑) 여사가 명예대회장을 맡은 이 대회는 20일 개회식에 이어 21일 ‘폭력, 불관용 그리고 평화의 문화’, 22일 ‘전지구화, 경제적 가치 그리고 빈곤’, 23일 ‘변화하는 국가, 건강, 환경에 대한 패러다임’, 24일 ‘여성주의 리더십의 전망’을 주제로 총회가 열린다.
23일 오후 8시 폐막제로 각국 문화의 밤, 가수 한영애 씨의 미니콘서트, 아마손 밴드의 ‘We are Sisters’ 공연이 열린다. 문의 02-3277-3775, www.ww05.org
김진경 기자 kjk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