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된 잉크로 전기를 통하게 할 수 있는 ‘전자잉크’가 국내 벤처기업에 의해 개발됐다. 사진은 전자잉크의 개념도. 실제 잉크는 색이 투명해 보이지 않는다. 사진 제공 잉크테크
전기회로를 금속 대신 잉크로 인쇄해 만들 수 있는 첨단 신소재 ‘전자잉크’가 국내 벤처기업에 의해 개발됐다.
재생 잉크 제조업체 잉크테크는 최근 전자잉크 개발에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이 회사는 이번 전자잉크 개발을 계기로 전자소재 사업에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전자잉크는 전자태그(RFID)와 인쇄회로기판,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전자부품 소재 제작에 사용되는 특수 잉크. 전도성이 뛰어난 은(銀)을 사용했기 때문에 잉크를 통해 전기를 흐르게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잉크로 회로를 인쇄하면 회로기판이 되고 교통카드 등에 사용되는 RFID에 인쇄하면 전파를 수신하는 안테나 역할도 할 수 있다. 이 경우 금속을 회로에 새겨 넣는 방식으로 제작되던 기존의 공정을 ‘인쇄’로 대신할 수 있어 작업 시간과 비용도 크게 줄어든다.
잉크테크는 이 전자잉크가 선진국에서 개발한 기존의 전자잉크 기술과는 다른 독자기술로 개발됐다고 강조했다. 기존의 전자잉크보다 제조 단가가 저렴한데다 입자개념이 없는 투명한 잉크여서 안정성도 훨씬 높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잉크테크에 따르면 이 제품이 본격적으로 사용될 RFID는 2010년 세계적으로 500억 달러(약 50조 원), 국내에서만도 26억 달러의 시장을 이룰 것으로 추산된다.
정광춘 잉크테크 사장은 “투명 전자잉크는 2년 반 동안 20억 원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개발했다”며 “잉크테크의 전자잉크는 가격이 미국이나 일본에서 개발된 전자잉크의 절반 이하여서 앞으로 전자산업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