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원더풀! 세계의 비경]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

입력 | 2005-06-10 09:02:00

밀려오는 파도 모양의 주메이라 비치 호텔(왼쪽)과 바다에 뜬 요트의 바람안은 돛 모양의 버즈 알 아랍호텔이 있는 두바이의 주메이라 비치 밤풍경. 사진 제공 주메이라 인터내셔널



《디즈니 월드와 유니버설 스튜디오, 부시 가든, 애니멀 킹덤, 타이푼 라군 등 다양한 테마파크가 밀집된 ‘테마파크 시티’ 올랜도(미국 플로리다 주). 동서양 사람들이 한데 어울려 살며 빚어낸 다양한 음식으로 식도락 천국을 이룬 동서양 문화의 접점 싱가포르. 하늘을 간질이는 마천루(Skyscraper)와 세계 최고급 호텔이 숲을 이룬 맨해튼(미국 뉴욕). 연잎처럼 바다를 장식한 하얀 모래섬의 집합 몰디브(인도양). 모하비 사막 한가운데 초호화 호텔과 리조트가 즐비한 ‘리조트 타운’ 라스베이거스(미국 네바다 주). 이 모든 곳을 한꺼번에 모아둔 것 같은 도시가 있다.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다. 꿈과 환상을 불러 일으키는 두바이. 아라비아 해(걸프만) 비치에서 선탠을 하고 사막의 모래 언덕을 사륜 구동 차량으로 질주하다가 별빛 영롱한 밤하늘 아래 텐트에 기대어 물 담배를 피우며 벨리 댄서의 육감적인 춤사위를 즐겨보자. 또 ‘쇼핑천국’ 싱가포르와 홍콩을 통째로 옮긴 듯 거대한 면세쇼핑몰이 허다한 시내에서 쇼핑에 빠져보자. 한국에서 직항 편으로 9시간 거리(6705km)에 있는 두바이에서는 이 모든 것이 일상처럼 펼쳐진다. ‘천일야화’(千一夜話)의 ‘아라비안나이트’를 연상시키는 ‘두바이’ 여행기를 싣는다.》

○ 타워 크레인-고층건물-외국인… 3多의 도시

‘두바이’ 하면 첫 마디는 대개 이렇다. “아! 거기? 7성(星)급 호텔 있는 곳?” 그리고 대뜸 이렇게 말한다. “거기 이슬람권 아니야? 술도 못 마시고 나이트라이프도 없고….”

두바이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 그래도 세계 최고층 호텔 ‘버즈 알 아랍’(높이 321m)은 잘 알려져 있다. 두바이가 세계적인 관광도시라는 사실은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두바이는 금세기 가장 주목받는 관광도시다. 지난해 540만 명이 다녀가고 2012년까지 1500만 명을 불러 들이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서는 술도 마시고 나이트클럽도 있다. 호텔 밖 레스토랑, 일몰 전 금식과 금주를 하는 라마단 기간(11월 5일경 시작해 약 한 달간)만 제외하고.

두바이의 단면은 ‘3다(多)’와 ‘3무(無)’로 엿볼 수 있다. 3다는 ‘타워 크레인, 고층건물, 외국인’이고 3무는 ‘세금, 비자, 범죄’다. 유럽의 타워크레인을 모두 모아도 두바이의 것을 넘어서지 못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신축 공사장이 많다. 국제공항을 나서면 타워크레인이 하늘을 가리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삼성건설도 이 곳에서 세계 최고층건물 ‘버즈 아랍’을 짓고 있다.

주메이라 비치 부근의 리조트 콤플렉스에 자리잡은 워터파크 ‘와일드 와디’의 인공파도타기 풀장.사진 제공 주메이라 인터내셔널

시내를 관통하는 중앙로(쉐킨 자예드 로드)의 양편은 초고층건물의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지상 30층을 넘는 최첨단 유리벽 고층건물이 도열하고 있다.

그 덕분에 스카이라인과 밤 풍경은 어느 도시보다 돋보인다. 화려한 빛깔의 조명으로 치장된 유리벽 건물의 우아한 자태.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스트립(카지노 호텔이 즐비한 중앙로)에 견줄 만하다. 주메이라 해변의 ‘버즈 알 아랍’과 인접한 주메이라 비치 리조트의 조화는 이곳 두바이에서도 압권이다. 조명 밝힌 이 모습은 ‘아라비안나이트’만큼 환상적이다.

○ 비자-세금-범죄 3無… 모래언덕 우뚝선 ‘쇼핑천국’

초고층 건물과 초호화 호텔이 뜻하는 것은 ‘비즈니스’다. 두바이는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을 잇던 아라비아 상인의 무역항으로 성장해왔다. 두바이는 ‘낮은 관세’(5%)와 ‘면세 물품’으로 세계의 무역 관광 쇼핑업체를 유치했고 그것이 건축 붐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인근 국가의 값싼 노동력이 몰려 들어 120만 인구의 80%를 인도 파키스탄 네팔 등 외국인이 차지하고 있다.

범죄가 거의 없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곳에서는 사고라고 해봐야 젊은이들의 고속도로 과속 주행 사고 정도다. 안내책자에도 여성이 밤에 혼자 시내를 거닐어도 절대 안전한 곳이라고 씌어 있다.

두바이의 사막 한가운데 베두인족 텐트촌에서 펼치는 듄 디너 도중 펼쳐지는 벨리댄스.

입국 비자 면제와 면세는 ‘자유무역항(Free port)’에서 비롯됐다. 면세는 오늘날 두바이를 있게 한 최고의 매력이자 생존 수단이다. 두바이를 세계 최고의 쇼핑 타운으로 부각시킨 것도 이것이다.

두바이는 아랍에미리트를 구성한 7개 주 가운데 하나. 바다와 인접한 육지는 모두 열사의 사막이다. 이런 두바이를 무역항으로 성장시킨 것은 도심을 파고 든 바닷물 ‘두바이 크릭(Creek)’이다. 사막의 강 역할을 해온 두바이 크릭은 아프리카와 인도를 오가던 무역선이 짐을 부리기 위해 찾던 곳이다.

이 둑 아래 있는 전래골목시장 ‘숙(Souk)’은 지금도 골드숙 야채숙 생선숙 향료숙의 형태로 곳곳에 있다. 두바이 크릭은 준설과 정비 공사끝에 운하로 다시 태어났고 둑 주변은 성장의 상징인 건축물로 치장됐다. 두바이중앙은행과 셰러턴호텔, 통신회사, 상공회의소로 구성된 건축물집단은 예술품급으로 두바이 크릭의 스카이라인을 돋보이게 한다. 매일 밤 크릭에서는 전통 목선 ‘도우(Dhow)’를 타고 즐기는 디너크루즈가 운행된다. 배에서 보는 야경은 홍콩을 능가할 정도다.

▼황홀한 사막…드라이빙-디너 캠프 필수코스▼

두바이 근교 마르감 사막의 사구를 사륜구동 자동차를 타고 달리는 듄 드라이빙 투어와 한 장면. 두바이=조성하기자

두바이 땅은 사막 지형이다. 연간 강수량이 150mm 이내다. 그러나 기후는 아열대. 바다에 면해 습도도 느껴진다. 사막의 듄 드라이빙(Dune Driving)과 듄 디너(Dune Dinner)는 필수 코스다. 바람에 의해 형성된 고운 모래 언덕이 지평선까지 펼쳐진 ‘듄’(Dune·사구) 풍경은 예술품처럼 아름답기 때문이다.

듄 드라이빙을 위해 사륜구동차량(6인승)을 타고 두바이에서 35km 떨어진 마르감 사막의 자연보호지구 내 사구로 갔다. 듄 드라이빙의 첫번째 순서는 타이어의 바람 빼기. 모래 언덕을 오르려면 접지력을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사구에 들어서자 앞선 차량들이 모래 바람을 일으키며 질주한다. 속도는 최고 시속 60km. 고운 모랫바닥을 370마력의 V8엔진으로 오르내릴 때 그 느낌은 호수를 가르는 배처럼 부드럽다. 그러나 언덕을 오르내릴 때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아찔하다. 그런 스릴이 듄 드라이빙의 매력이다.

투어 도중 낙타농장도 들르고 해넘이도 감상한다. 주황빛으로 물든 사막에서 사구 아래로 사라지는 오렌지색 둥근 해와 빨간 노을빛은 평생 잊기 어렵다. 이어 해진 뒤에는 사막의 베두인족 스타일의 캠프사이트에서 ‘듄 디너’를 즐긴다.

사막 캠프에는 즐길 거리가 많다. 낙타를 타거나 물 담배를 피운다. 식사는 뷔페식. 양고기 쇠고기 닭고기 바비큐와 전통 음식이 제공된다. 별빛 총총한 사막 한가운데서 양탄자를 깔고 베두인족 전통 요리를 먹는 기분. 비로소 두바이의 매력을 몸으로 느낀다.

마지막 순서는 반라의 여인이 추는 벨리 댄스다. 육감적인 몸매가 자아내는 뇌쇄적인 율동의 벨리 댄스를 사막 한가운데서 보고 있으니 흥취가 더하다.

하이라이트는 춤이 끝난 뒤다. 갑작스러운 소등에 이은 정적과 밤하늘 별들의 향연. 사막에서 바라보는 밤하늘은 버즈 알 아랍호텔의 야경보다 훨씬 아름다웠다. 자연은 늘 인간의 인식 범위를 뛰어넘는다.

◇사막투어=아라비안 어드벤처(www.arabian-adventures.com) 등. 매일 오후 4시 반 호텔 픽업, 6시간 소요(영어 가이드), 80달러가량.

▼눈부신 호텔… ‘별 일곱개’ 세계 최고 시설 자랑▼

버즈 알 아랍 호텔의 로비. 초현실주의 화가인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을 연상케하는 독특한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별 일곱 개 호텔’ 버즈 알 아랍. 순풍을 받아 팽팽히 부푼 요트의 돛 형상을 한 이 특이한 건물은 두바이의 상징으로 군림하고 있다.

그런 특별한 볼거리를 두바이에서 놓칠 수 있을까. 그러나 단순한 ‘구경’은 사절이다. 투숙객이 아닌 이상 들어갈 방법은 두 가지뿐이다. 식사나 ‘애프터 눈 티(차·茶)’ 아니면 주민을 대동하는 것이다.

실내를 보기 위해 ‘애프터 눈 티’를 예약했다. 가격은 1인당 180디람(약 4만9000원). 전화로 예약하고 신용카드로 결제하자 확인서를 팩스로 보내준다. 입장권인 셈이다. 출입조건도 까다롭다.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은 복장. 운동화, 샌들, 깃 없는 셔츠, 반바지, 민소매 차림은 불가.

호텔로 차를 몰았다. 인공 섬으로 연결된 다리의 길목에서 경비원이 제지한다. 투숙객 여부를 확인하는 것. 예약했다고 말하자 예약 명부까지 확인한다. 티 라운지인 ‘산 에다르’는 2층. 로비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야 한다.

유리문을 통해 들어선 로비. 중앙의 ‘S’자형 빨간색 벤치, 보석처럼 장식된 타원형의 천장 장식, 그리고 금빛 찬란한 안내 데스크. 아라비아풍 원색이 돋보이는 인테리어는 화려하다 못해 현란했다.

양편 에스컬레이터 사이로 놓인 계단식 분수는 1층 로비와 2층의 라운지를 연결하는 이탈리아식 정원의 일부. 계단이 오르면서 로비 천장에 가렸던 실내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런 기하학적 패턴의 실내는 스타트렉 같은 SF 영화나 살바도르 달리의 초현실주의 작품에나 등장할 것 같았다.

티 테이블에 앉아 메뉴판을 보았다. 예약한 180디람짜리 애프터 눈 티는 디너처럼 세 코스로 구성됐다. 선택할 수 있는 차는 10여 종류. 샌드위치와 케이크 등이 세 코스로 제공된다. 차는 다 마시면 다시 갖다 주고 빵은 3층형 원형 트레이에 담아 서브한다.

○ 호텔 정보

△객실=202개가 모두 스위트룸. 공식 숙박비(1박)는 5500∼3만7500디람(약 152만∼1002만 원). 미국 온라인여행사 ‘트래블로시티’(www.travelocity.com)에서 안내하는 최저가는 680달러(약 68만 원). △홈페이지=www.burj-al-arab.com

두바이=조성하 기자 summer@donga.com

○ 여행정보

◇항공=에미레이트항공(www.emirates.com/kr)이 인천과 두바이를 오가는 직항 편을 매일 운항. 소요시간은 두바이행 9시간 55분, 인천 행 8시간 반. △취항기념 특별요금=6월 말까지 두바이 왕복(이코노미석)은 55만 원, 두바이 경유 유럽 왕복권 69만 원. 1등석, 비즈니스석은 두바이 샹그릴라호텔(www.shangri-la.com) 3박 또는 2박 숙박권 제공(7월 말까지). 허니문 특별요금(75만 원부터)은 10월 말까지. 02-779-6988

◇일정=에미레이트항공의 출발 시각은 △인천 0시 30분(두바이 도착 오전 5시 25분) △두바이 오전 2시 25분(인천 도착 오후 3시 55분). 통상 3박 4일의 경우 현지 투어가 이틀에 불과하나 두바이는 3일이 온종일 주어진다.

◇안내 홈페이지 △한글여행정보=투어엣(www.tourat.com) △영어=관광일반(www.dubaitourism.co.ae) 골프(www.dubaigolf.com) 교통(www.dubaitransport.gov.ae) 호텔(www.jumeirahinternational.com www.burj-al-arab.com) 쇼핑(www.mydsf.com) 현지투어(www.arabian-adventures.com)

◇패키지상품=투어엣(www.tourat.com)은 ‘건축기행’을 테마로 한 버짓트래블(예산절약형 여행) 두바이 패키지(3박4일)를 시판. 105만 원. 허니문 패키지도 맞춤형으로 제공. 1588-00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