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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개편 진원지 호남…호남이 왜? 호남을 왜?

입력 | 2005-06-13 03:10:00


호남지역이 정계개편의 진원지로 떠오르고 있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호남 쟁탈전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까지 나서 ‘호남 구애(求愛)’에 공을 들이고 있는 양상이다.

호남이 주목을 받는 일차적 이유는 지역을 대표할 만한 뚜렷한 ‘구심점’이 없기 때문이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또 노무현 정권을 만들어 낸 ‘일등공신’이 호남이었지만 지역 민심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열린우리당 이강래 의원은 12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과거엔 호남 주민들 사이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란 확고한 구심점이 있었으나 지금은 호남 주민들이 노 대통령의 리더십에 만족하지 못하면서 공허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신중식 의원이 고건(高建) 전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론을 편 것도 ‘무주공산’인 호남의 정치 지형과 무관치 않다.

전북과 전남지역의 미묘한 정서 차이도 정계개편의 또 다른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북에선 이 지역 출신인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에 대한 ‘대망론’이 퍼져 있지만 전남에선 아직 분위기가 대체로 냉담한 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열린우리당 의원은 “민주당과의 통합 문제를 놓고 전북, 전남지역 의원들의 신경전은 더욱 첨예화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실제 신 의원은 12일 일부 전남지역 의원들과 만나 향후 대응 방안을 심각히 논의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고 전 총리는 11일 광주를 방문해 국립 5·18묘지를 참배한 데 이어 역대 전남도지사 초청행사에 참석했다. 그의 광주 방문은 1997년 이후 8년 만이다.

그는 5·18묘지 입구에 마련된 방명록에 ‘光州民主化精神(광주민주화정신) 우리 가슴에 永遠(영원)하리’라고 썼다. 고 전 총리는 정계개편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엔 “(정치 현안에 언급하지 않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며 답변을 피했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김 권 기자 goqud@donga.com